플로라 플로라 - 꽃 사이를 거닐다
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 정수윤 옮김 / 늦여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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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아무래도 좋은 이야긴 이쯤 하고, 동백꽃은 도쿄 태생인내게 어릴 때부터 아주 익숙한 정원수였다. 꽃이 땅 위에 톡하고 떨어지는 게 불길해서 정원수로 쓰면 안 된다는 속설도있지만, 오십 년 넘게 사는 동안 동백나무 없는 집에 살아본적이 없다는 기분이 들 정도이니 나와는 인연이 꽤 깊다.
어릴 적 흥얼거리던 동요에도 종종 동백꽃이 등장했다.
나의 유년시절에 일본은 여전히 농업국가여서, 학교에서 부르는 노래나 동요에도 농업의 사계절 정서가 담긴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동백꽃과 농업이 꼭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아니지만, 예를 들어 이런 노래는 어떨까. - P20

매화 하면 적력的燦하다’라는 형용사가 맨 먼저 떠오른다. 사물이 희고 선명하게 빛나는 모습을 이르는 말인데, 이런 어휘가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것도 우리 세대가 마지막이아닐까 싶다. 우선 요즘 젊은 작가들 글에서는 이런 한자어를마주할 일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리 오가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처럼 한자어를 사랑한 작가들 작품에 적력이라는 단어가꽤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그들이 이 단어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매화뿐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의 흰 치아 같은 걸 묘사할 때도 썼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다.
무턱대고 옛 어휘를 그리워하는 건 아니지만 이 적력이라는 단어, 나는 꽤 좋아한다. 겨울 햇볕을 쬐며 피어나는 흰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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