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사람은 살인자가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정상이 되는 것인지. 왜 어떤 사람은 수치를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염치를 생각하는지. 나는 지금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형씨도 나랑 비슷한 거 아니냐구요.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무서운 건 무서운 거 아니냐구요. 네? 내 말이 틀렸어요?
"씨발,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왜 책을 파는지…… 내가 당신이 쓴 글씨를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봤는지…… 우리 미진이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모르면서 그냥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씨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내가 죄송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하고 사는데……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꼭 그 말을 들으려고 그렇게……"
내가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고 믿었던 현실이 실은, 헬륨을 넣은 풍선처럼 이리저리 정처 없이 나부끼고 있었던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현실은 전혀 정제되어 있거나 아름답지 않으며, 일상에 연습 따위는 없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이 내 삶이라는 사실을.
왜 이해해야 하는 쪽은 언제나 정해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