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 서다 - 2천 년 중국 역사 속으로 뛰어든 한국인들
최진열 지음 / 미지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문과 인터넷에서 이 책에 관한 기사를 보고 바로 구입했다. '대륙에 서다'란 제목이 끌리기도 했고 평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세계속의 한국인을 보고 싶어서였다. '길이 멀어 가지 못할 곳이 없네'란 책 이후 대륙에서 기상을 떨치며 이방인의 설움을 딛고 종횡무진하며 활약한 조상들의 모습이 아련하고도 생생히 기억되는 내게 있어 이 책은 또다시 진전된 우리 학계의 한국사 인식을 보여줘서 후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란, 여진, 몽골 등 흔히 쥬신이란 이름으로 포괄하며 통칭하던 민족들, 즉 우리 역사를 과장하며 이용할 소지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적도 무척 통쾌했다. 거란, 여진, 몽골은 동아시아를 주름잡았던 북방 민족들이자 한국과 중국에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문명권을 형성하던 세력들이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한국의 과대망상 역사 매니아들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민족들에 대해 저자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그들의 독립적 성격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활약한 발해인, 고려인들을 적극 조명했다.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자랑스럽고 위대한 역사나 처절하고 참담한 오욕의 역사를 그리기 보다는 긴 시간과 광대한 공간에서 펼쳐진 스케일 속에서 살아간 개인들의 인생이 오롯이 그려져 있다고 본다. 그 때문에 이 책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국수주의적이고 배타주의적이거나 사대주의적이고 자기비하적이며 무분별한 개방적 자세를 지양한 점도 높이 살만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에서 매력을 느낀 이유는 '건담, 대지에 서다'란 유명한 추억의 애니메이션 문구가 오버랩되서이기도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