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이산 어록
손인순 지음 / 포럼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조의 생활은 규칙적이었다. 늦은 밤에야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 일찍 일어났다.

낮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늘 책을 가까이 했으며 꾸준히 학습하였다.

 

무릇 사람은 밤으로 접어들면 잠을 자고 산뜻한 아침이 되면 기상을 하는데,

그런 다음에야 정신이 응결되고 모이며 깨끗하고 맑아져서 몸이 가볍고 기분이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만약 잠 자기를 탐내어 누워 있기를 좋아한다면 근골이 곧 부드러워지고 연약해지며 지기가 그만 어두워지고 막혀버린다.

 

늦잠 자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깨닫는 바가 크다. 잠은 잘수록 더 부족한 것 같고,

개운하지 않다는 걸 몸으로 느끼면서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러는 나 자신에게 경종을 울리게 하는 글이다.

 

근력은 힘쓰면 더욱 단단해지고, 총명은 기르면 더욱 새로워진다.

이번에 올림픽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 정말 사람은 못하는 게 없구나, 몇 년간 노력하면 정말 꿈을 이루는 구나.

 

마음을 곧게 하지 않으면 과녁을 맞히지 못하고,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과녁을 맞힐 때는 바른 마음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하기 쉽고 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성내는 것이 가장 심하다.

조금 만 더 생각해보고, 조금만 더 참는다면 별 일 아니라, 곧 깨닫게 될 것을 그 순간을 못 넘겨서 화내고, 짜증내고, 이럴 때가 참 많다. 어쩌다가 화가 나는 일을 만나면 하룻밤을 지낸 뒤 일을 처리한다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의 병통은 번거로운 일을 잘 견디지 못하는 데에 있다.

 

성품이 번잡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한가한 것은 참지 못하기 때문에 그는 항상 부지런 했고,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궁궐생활에서 책만이 동무가 되었다.

그러한 생활은 습관처럼 독서를 생활화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독서만이 가장 재미있는 일이 된 것이다.

정조가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책을 본다는 것은  그의 낙인 것이다.

꾸준하게 책을 가까이 하고 공부하다 보니 새로운 지식을 쌓는 즐거움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해야 할 일은 용기 있게 곧바로 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은 용기 있게 결단하여 곧바로 물리쳐야 한다.

절제란 용기를 동반하는 일이다.

무릇 사람은 위아래를 막론하고 하루에 해야 할 일을 그날 끝마쳐야 한다.

내면을 기르면 자연히 언어가 순조롭게 된다.

책은 책으로 보고 물건은 물건으로 보아야지. 먼저 자신의 견해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

 

더운 여름날을 핑계로 독서를 게을리 한다거나 서늘한 곳을 찾아다니며 책을 읽는다면 '싫다는 감정'이나 '귀찮다는 느낌'을 극복하고 책 속에 있는 '깊은 뜻'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지로 그 이치를 깨닫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책을 벗 삼아 독서에 매진하다 보면 쌓이는 지식은 많지만 그것은 '책상에 책을 쌓아 놓는 것과 같다.'

여기에 '토론'을 더하게 되면 책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생각을 통해 체화해 나가는 과정을 덧붙일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언어로 한 때의 쾌감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미천한 마부에게라도 일찍이 이놈 저놈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외물의 맛은 잠깐은 좋아할 만하지만 오래되면 반드시 싫증이 난다.

독서하는 맛은 오래될수록 더욱 좋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사람을 대할 때면 늘 마음을 바르고 고요하게 하여 진실함으로 상대를 대하라.

사람은 자기의 유능함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남의 졸렬함을 경시해서는 안된다.

 

남을 책망하되 그 사람을 내 몸처럼 여기면, 천하에 용서하지 못할 일이 없고,

남을 채용하되 그 사람을 내 몸처럼 여기면, 천하에 믿지 못할 사람이 없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 발의 가운데 부분을 문지르면 피로가 가시고,  효험을 볼 수 있다.

또한 보통 사람들이 많이 아는 사실이지만, 바쁜 분들은 실천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머리 빗기!

머리 빗기를 매일 천 번씩 하면 머리칼이 세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일까?^^

오늘 날 사람들 가운데 매일 빗질할 수 있는 이가 드문 것은 바로 일찍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강은 정신을 맑게 만들어 굳세게 한다.

 

얼굴과 모습에 마음이 나타나고, 마음 가는 곳에 말도 따라가는 법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환한 빛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꽤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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