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평점 :
식물이나 숲 관련 책은 많은데, 천재 15명의 삶을 추적해 천재성이 발현되는데 숲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헤친 책은 처음 만나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재들의 삶을 천재 1, 천재 2... 천재 15까지 파헤치는데 정말 생전 처음 알게 된 TMI가 가득하여 흥미로웠습니다. 장 자크 루소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자율성을 주장하며 정작 자식은 고아원에 맡기는 등 이중인격자였다고 하고,, 괴테는 전형적인 금수저였는데, 프랑스 군대가 프랑크푸르트를 기습 점령한 뒤 괴테의 집 1층을 집무실로 써서 적국 사령관과 어울리며 프랑스 문학과 연극에 대해 배웠다고 해요. 25살에 쓴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세상이 자신을 슬픈 실연 이야기 따위를 쓰는 작가로 기억하는 게 못마땅해서 시큰둥 했다고,,
아무튼! 유명한 인물일지라도 생애 전반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인물의 생애를 통해 언제 그들의 천재성이 폭발하였는지 추적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 결국 답은 답정너, #숲 (저 사람들은 그냥 넘사벽 천재인걸요 싶긴한데 분명 숲이 영향을 줬다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어요)
저는 여기까지가 끝일 줄 알았는데 웬걸요! 이 책에는 그야말로 숲에 관한 모든 역사와 지식이 다 담겨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숲의 문제점에 관한 해결방안 제시까지! 작가님의 해박한 지식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그렇다면 숲이 울창할수록 좋은가!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금수강산이, 숲이 울창할수록 좋은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산림의 지배수종은 잎이 넓고 빨리자라는 속성활엽수가 대부분인데, 이런 속성활엽수가 숲을 이루면 윗부분은 넓은 잎에 덮여 무성해 보이지만, 무성한 잎이 햇빛을 독차지하면 그 아래 작은 식물들이 살지 못해 생태계가 붕괴된다고 해요. 게다가 엄청난 양의 낙엽과 가지 잔해가 폭우에 쓸려 내려가면 다목적댐 수질 오염의 주범이 된다고! 저자는 간벌이 시급하며, 현실에 맞지 않는 산림 보호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도시에 숲을 조성하는 것은 좋은가!
도시에 무작정 숲을 조성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숲이 도시공해 해결사가 아니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도시 숲은 미세먼지를 날려보낼 힘이 없고, 오히려 하천과 강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합니다. 저자는 도시숲보다는 텃밭을 통해 원초적 녹색 본능과 농부 본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멋진 도심 공원보다 주택가와 가까운 텃밭 공원이 더 필요하다고요.
👶🫶👶
작가님이 이 책을 쓰는 동안 쌍둥이 외손주가 태어났다고 해요. 아가들이 걷게 되면 작은 숲에 데려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종일 숲속을 돌아다니며 놀도록 두고 싶다고 하시네요. 혹 천재성이 깨어나지 않을까 하고요ㅎㅎ
저도 이 책을 읽으니 아가와 얼른 숲에 가고 싶어집니다!
(천재성을 기대하는 건 전혀 아니고요, 숲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요👶🌿)
숲에 관한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 +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책 감사합니다.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