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1
빌 포셋 지음, 권춘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이번 서평의 주제인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흔히 말하는 ‘스펙’을 위한 정보가 가득한 스펙업 카페에서의 소개 때문이었다. 만일 그 날, 그 시간에 카페에 함께 있던 내 친구가 잠든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러한 이벤트를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한 달 남은 방학동안 하나의 스펙이라도 쌓고자 하는 의도로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이 책을 처음 접했다는 것은 사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사극과 역사물 소설을 많이 찾아보는 나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또한 지난 몇 개월을 생각해보니 작년까지 나의 모교였던 곳 앞에서 3.1운동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생들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은 나 역시도 이런 저런 핑계로 인해 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이 책의 저자, 필 포셋은 대학 교수, 작가, 롤플레잉 게임 회사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 몸 담고 있는 그의 모습은 나를 참 흥미롭게 했다. 뿐만 아니라 <역사를 바꾼 100가지 실수>, <It Seemed Like a Good Idea… A Cmpendium of Great Historical Fiascoes>, <You Did What?> 등의 많은 책에 나타난 전쟁이나 전투의 역사에 대한 그의 관심은 평소 나의 것과 일치했다.

 작가는 그가 생각하는 100가지의 실수를 시대 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동안 세계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한 독자들을 고려하여 좀 더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그에 관련된 배경까지도 서술해 두었다. 이렇듯 그의 친절한 서술은 그동안 한국사에만 편중적으로 관심을 쏟아 부었던 나 역시도 전반적인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100가지라는 많은 실수 중 나를 가장 흥미롭게 했던 것은 스파르타와 페르시아의 전쟁에 대한 역사가 서술된 몇 가지의 이야기들이었다. 다른 시대보다 평소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뿐 아니라 책을 읽는 내내 세계사를 배우던 고등학생 시절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 ‘300’의 장면이 떠올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아군을 알레시아에 갇히게 한 전술이 서술된 ‘적의 강점을 이용하라’와 미국에서 실시된 금주법에 대한 실패의 결과를 서술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의’ 등은 나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또한 세계사를 통해 수차례 배운 그라쿠스가 암살되는 모습이 그려진 ‘개인적 야심’은 읽는 내내 나를 안타깝고 억울하게 만들었다.

 필 포셋이 생각하는 100가지의 실수를 이 책을 통해 읽으면서 나 역시도 ‘야망’, ‘쉬운길 택하기’, ‘자존심’, 지혜보다 자존심‘ 등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특히 개인적인 자존심과 실수를 통해 왕성했던 국가가 몰락하고 쇠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작년 한 해 동안 수능을 위해 근현대사를 공부하면서 그 시대에 대한 안타까움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수차례 해보았으니까.

 하지만 역사엔 ‘만약’이라는 말이란 없다는 작년 나의 선생님 말씀대로 이와 같은 실수들은 지난 과거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인간이 살면서 발생할 것이다. ‘실수를 받아들여라’와 같은 실수들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현재 우리가 이롭게 사용하고 있는 포스트잇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나 역시도 그 당시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작성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고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역사에 대한 깊고 넓은 사고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나 역시도 역사에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는 만큼 앞으로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단순한 교과서적인 역사가 아니라 보다 자세한 부분까지도 생각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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