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이 되어 느지막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했던 날, 아직 커튼도 걸지 않았던 텅 빈 맨션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음식도 삿포로 이치방 미소라멘이었다. 완성된 라멘을 그릇에 옮겨 담기 위해 냄비를 기울이던 순간 한쪽 손잡이가 푹 빠지면서 마룻바닥에 냄비째 쏟아버렸다."앗!"내 목소리가 새하얀 벽에 울려 퍼졌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그래! 이제부터는 무엇이든 혼자 해나갈 수밖에 없어! 독립한다는 건 그런 거니까•••••.‘ -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