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생 학교 - 아토스 산에서 트로이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질문
조현 지음 / 휴(休) / 201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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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좋은 책 판단 기준은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책을  누군가에게 선뜻 권할 수 있는 가이다.


물론 그리스인생학교는 선뜻 권할 수 있는 책이다.

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꼭 읽어보라고 당부할 책이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드는 생각이

'인생을 돌아보고 그리스를 돌아보고 싶게 만드는구나'였다.


책 갈피마다 밑줄 그어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욕심을 덜 부려서 꼭 인생의 지침으로 삼아야겠다 싶은

문장만 추려도 책이 너덜너덜 해 질 정도의 분량이다.


신기하게도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 심지어 델포이의 무녀까지도

모두 나를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키케로가 "어떻게 하면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을까요?"하고

무녀에게 물었을 때, 키케로는 이런 답변을 들었다.

"당신 천성대로 살아야지,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려 살아서는 죽도 밥도 안 돼!"


술탄듯 물탄듯 하는 내 성정에 일침을 놓는 일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런 말도 훌륭하다.

"탁월함은 훈련과 습관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탁월함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다. 그래서 탁월함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우리는 탁월하고자는 해도 훈련에는 게으르다.

탁월함에 따르는 인정과 부, 명예는 달콤해도

그것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런 말도 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돈만 있고 덕이 없는 것만큼 추한 것은 없다. 비겁한 사람이 신체적 아름다움만 있다면

비겁함을 더욱 드러나게 할 뿐이다. 또한 정의와 덕이 없는 지식은 지혜가 아니라

간사함이 된다. 출신과 부모 조상의 명성만으로 위세를 부리는 것만큼 수치스런 것도 없다."


다시 아리스토텔레스...

"오늘 내가 죽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한 세상은 바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말에 

"아침이 오지 않을 것 같고, 깜깜한 밤이 지속되리라는 절망감은 가장 큰 어리석음이다."라고 저자가 한마디 덧댄다.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의 멋진 말도 기억하자.

"당신이 상대방에게 협조와 사랑을 기대하고 있을 때, 상대방도 당신에게 관심과 배려를 기대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이 책은 3가지 읽는 즐거움이 있다.

먼저 사진과 구체적인 묘사로 그리스를 영성기행 하는 맛이다.

챕터 맨 앞장은 저자의 행로가 그려진 지도가 있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도의 그려진 그 행로를 더듬고 있게 된다.

기행의 현장감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신화를 아는 즐거움이다.

그리스의 신들은 그 이름이 그 이름 같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들의 신이다.


그런데 이번에 신들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여행지 곳곳에서 해박한 지식과 인용으로

그리스의 역사와 인문을 신화와 함께 적절히 풀어주었다.

때문에 그곳의 현재에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신화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즐거움은 책 자체가 지혜의 보따리라는 것이다.

그리스의 성인들의 철학과 지혜, 저자가 체득한 깨달음이 

책의 곳곳에서 죽비를 들기도 하고 따듯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들을 한다.

<그리스인생학교>는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지혜들이 

옛 그리스땅에 살았던 많은 철인들과 성인들에게서

이미 가르쳐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어렸을때 제사를 지낼 때 마다 '학생부군신위' 를 보면서

왜 학생이라고 하지?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이 의문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게 잘 해소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은 할아버지 뻘의 노인들이 돌아가셨는데

'학생'이라는 표현은 언뜻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심정적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학생부군신위'라는 표현이 새삼 실감난다.


인생은 배워야 하는 학교라는 것이다.


이번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배웠는지

또 그 배운 것을 더 나은 삶을 위해 잘 활용하고 있는지

또 그것을 얼마나 이웃과 나누고 있는지...

그리고 내 영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고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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