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2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3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엄인정.이한준 옮김 / 생각뿔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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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될 수 없다면 시가 되라는 말이 있다. 시인도 시도 되지 못한 인생이 비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모습이고 실제 자신의 모습은 바질이라고 말했단다. 내가 보는 오스카 와일드는 시 자체(도리언 그레이)인데 그는 스스로를 시인(바질)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니 어쩐지 안쓰럽다.

분명 그에게 삶은 모든 예술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며, 가장 위대한 예술이었다. 다른 모든 예술은 그저 인생을 이루기 위한 예비 과정에 불과했다.”

선하다는 것은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하지. 반대로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려 하는 상태를 우리는 부조화라고 부르지. 자기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게 제일 중요한 가치이지 않겠나?”

어렵다. 내 옆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오롯이 내 삶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만으로 이미 오롯이 내 삶에 집중하기를 포기한 건 아닌지. 나를 온전히 나답게 하지 않는 사람들일지라도 옆에 두고 그저 무난히 살고 싶다면, 도리언을 닮는 일은 불가능할 테다.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예술적으로 살고픈 욕망, 혹은 예술이 되고픈 욕망이<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계속 읽히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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