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젊음, 사라지지 않는
열정,
은밀하게 다가오는 쾌락, 격렬한 기쁨과 그것보다 더
거침없이 격렬한 죄악. 그는 이제 이 모든 것을 다 누릴
수 있었다.”
애주가인 어느 작가가
말했었다.
인생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게 가장 힘들다고. 그런 시간을 가장 잘 잡아먹는
것,
인생을 짧게 살게 해주는 게 술이라고. 공감. 물론 술을
마시는 이유는 서른 가지쯤 더 말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젊음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도리언 그레이처럼 살아보고픈
욕망.
영원한 젊음과 사라지지 않는 열정, 은밀하게 다가오는
쾌락,
격렬한 기쁨과 그것보다 더 거침없이 격렬한 죄악 따위를 누리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리는 건 아닌지. 그러면 다시
젊음을 찾아오려는 발악이라고 봐야하나? 20대는 아직 젊으나 늙어버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피는 끓는데 앞길은 아득하니...
물론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술과는 큰 관련이
없다.
다만 술 없이 우리는 도리언 그레이, 혹은 오스카 와일드의 인생을 살
용기가 없으니..
“우리가 공감해야 하는 것은 삶의
아름다움과 기쁨이어야 해요. 삶의 상처에 대해서는 쉽게
동정하지 않는 것이 더 이롭단 말입니다.”
철이 들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술 없이도) 더
도리언스러웠을까.
나이를 한살 두살 먹을수록 더럽고도 권태로운 현실에 잘도 적응하며 산다. 도리언처럼 삶의 아름다움을
충만하게 느끼며 산다는 건 부러운 일이다. 그러나 ‘오늘만
사는’
도리언과 달리 나는 내일도 있고 내년도 있다. 나 대신 늙을 초상화도 바질도
없으니 답은 더 취해 있는 것 뿐이라는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