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 황홀경과 광기를 동반한 드라큘라의 키스
브램 스토커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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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문학의 대표 고전 '드라큘라'.

판타지 소설 주인공으로 단골로 등장하는 드라큘라의 진짜 원작을 만났다.

소름 끼칠 만큼의 창백한 얼굴, 날카로운 이, 인간보다 몇 배는 빠른 몸놀림과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그에게 한 번 물리면 같은 종족이 되고 만나는 드라큘라를 비가 죽죽 내리는 눅눅한 날 만났다.

고용주 대신 드라큘라 백작의 성으로 가기 위해 마차를 타게 된 조나단 하커. 그의 여정으로 시작된 책은 가는 과정부터 으스스 한 긴장감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가는 길 내내 주변인들은 그를 걱정하고 성호를 긋는가 하면 십자가 목걸이를 선물하기도 한다. 이유를 모르고 도착한 드라큘라 백작의 성.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무시무시한 성에 갇힌 상태란 걸 깨닫게 된다.

친절하지만 얼음보다 차가운 몸을 가진 드라큘라 백작. 밤이면 그는 어딘가로 나갔고 그 사이 조나단은 그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그리고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며 피비린내 나는 그곳을 있는 힘을 다해 탈출한다.

조나단의 연인 미나는 연락이 끊긴 그를 걱정하며 친구 루시와 생활하고 있었다. 몽유병 증세가 있는 아름다운 친구 루시. 그런 루시가 어느 날부터 이상한 증상을 보인다. 이가 날카로워지고 입술은 더 붉어지며 관능미를 뽐내다 피가 다 빠져나간 사람처럼 마르고 창백해지자 약혼자인 아서에게 연락을 했고 그는 의사 친구인 수어드 박사와 반 헬싱 박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루시는 점점 쇠약해져 갔고 몇 번의 수혈을 받았지만 다시금 무너지고 만다. 목에 있는 구멍으로 반 헬싱 박사는 그녀가 흡혈귀에게 감염된 것을 알아차리고 안간힘을 다히 그녀를 살려보려 하지만 결국엔 그녀는 흡혈귀가 되고 이미 죽은 그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가슴에 말뚝을 박는 힘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자행되는 드라큘라 백작의 만행을 멈추게 하기 위해 그들은 그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강한 그를 막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기에 그들은 머리를 모아 목숨을 걸고 일을 진행시키지만 그 사이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난다. 그들 모두를 어머니와 같은 자애로움으로 감쌌던 미나가 드라큘라에게 물리고 만 것. 다행히 그녀는 완벽히 흡혈귀가 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자신이 그런 악마로 변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참 처절하다.

언제든 자신의 목숨을 버릴 준비를 하는 미나와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 조나단.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며 드라큘라 백작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까지 모든 장면이 안타깝다.



생각보다 여정을 길었고 아슬아슬했다.

모든 내용이 등장인물의 편지와 일기, 신문 기사로 구성돼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추었고 덕분에 각자의 생각을 독자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랬기에 더욱더 등장인물과 같이 불안감에 떨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가벼운 판타지 소설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드라큘라를 이렇게 고전으로 만나게 되는 시간은 정말 특별했다.

미화된 드라큘라를 많이 봐서인지 완벽한 악인-실제는 인간도 아니지만-으로 등장하는 드라큘라가 오히려 신선하다고 해야 할까?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드라큘라는 흔히 소설에서 본 것처럼 절대 매력적이지도, 쓸쓸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스스로를 위해 피를 갈구하는 악한 마물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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