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야의 티 노트 - 엄마와 차 마시는 시간
조은아 지음 / 네시간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인야의 티 노트

 

 이 책은 차에 관한 용어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저자는 티큐레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 중이다. 자신만의 카페 인야’(우아함을 마시다라는 뜻)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처럼 한시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어머니와 딸의 차 마시는 시간은 훗날 굉장히 깊은 추억이 되고, 현재로서도 삶의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져왔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훈계를 듣거나 지적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을 통해 삶을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차를 하나 소개하면서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의 어머니는 딸의 진정한 꿈이 뭔지 물어보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면 에너지만 소모할 뿐 능률적이지 못하다 말씀하시며, 그녀가 결정한 진로에 대해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말해주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다. 아마 책 속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은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차를 마시면서 삶을 나누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갖다 보면 어느 경지에 도달하는 것 같다. 책의 곳곳에 여유로움이 넘쳐 흐르며, 남들이 보기엔 느리지만 여유를 가지면서도 잘 사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행복이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여기 이곳에 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정작 지금이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의 꿈을 이루고 행복과 만나는 순간 또 다른 미래의 행복을 위해 끌려가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 62 page

 

 그녀는 신차가 나올 때 마다 차전용 냉장고를 정리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삶에도 대청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살아가다 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연인 관계,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동료 관계 등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닌 일도 있고,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남는 일도 있다. 이럴 때 가끔씩 신중하게 판단하여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구조 조정 하는 일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많이 아는 것 보다는 좋은 사람과 좋은 인연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녹차의 경우 1년 정도로 가장 짧고, 홍차, 황차의 경우는 그보다 좀 더 길다. 유통기한이 지난 차의 경우 냄새가 나거나 색이 변할 수 있다. 이는 산화의 흔적으로 찻잎 속의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 산소와 만나면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

 

 차가 유명한 중국으로 관광을 갔을 때 보이차는 오래 둘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는 설명을 듣고 거금을 들여 좋은 품질의 것을 하나 사왔다. 하지만 1년 뒤 향긋한 보이차의 냄새는 온데간데 없고 곰팡이가 핀 채 발견되었다. 그저 보관만 잘 하면 그 상태가 유지되는 줄 알았는데, 유지 관리에도 정성과 기술이 필요한가 보다. 책을 읽으며 차에 대해 배워갈수록 차라는 것은 섬세하고 예민한 사춘기 여자아이를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의 글에서 소중한 아이를 대하듯 차를 대하는 것이 느껴진다.

 

 <인야의 티 노트>를 읽는 시간은 여러 가지 뜻 깊은 이야기와 차에 대한 지식을 함께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느껴지는 책이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머니와 딸이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좋은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