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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06년 9월
평점 :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독자들의 호흡을 조절한다.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에서 서로간의 대화까지 마침표와 쉼표 이외에는
어떠한 문장 부호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이야기의 흐름에 더욱 더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눈 먼 자의 도시, 눈 뜬 자의 도시'를 읽으면서 적절한 인물의 심리묘사와 사건의 전개,
그리고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관찰자 시점으로의 급격한 전환과 반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때문에 소설에 더욱 집중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나와 똑같은 사람이 어느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주인공,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의 심리가 책의 반을 이끌고,
그 후에는 그 동일인물, 안토니오 클라로의 심리 묘사가 나란이 이어진다.
문제는 주제 사라마구의 독특한 문체에 의한 인물의 심리 묘사가 이번 책에서는
주인공들을 너무 생각이 많은 사람, 행동하기 전에 너무나도 생각해버리는 성격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점은 도플갱어를 만났을 때 사람들이 느낄 수많은 경우를
훌륭히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지루하게 만든다.
책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100여쪽은 다른 소설이라면 이미 중반 이후에 벌어졌을
사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시나 사건만의 소설의 전부는 아니기에, 이러한 부분은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의 단점이자 장점으로 받아들여진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접했던 두 작품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