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있는 침대
김경원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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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불륜이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으로 나온다. 
나는 그것이 늘 충격적이고,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이 더욱 두렵기도 하다.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다현도 능력있는 유부남과 연인 관계였고, 
그녀의 아버지도 조교였던 어린 여자와 함께 살고, 
그녀의 친구 은혜도 바람피는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맞바람을 피운다. 

은혜는 말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쳐놓고 몰래 연애 하려니까 아주 불편하더라. 신경 쓰이는 것도 많고 그래서 결혼이란 도자기 상자를 박살내버렸지. 사실 지금 고백하자면, 불륜은 나보다 남편이 먼저 저질렀어. 나는 홧김에 맞바람을 핀거고. 까짓 남편 없어져도 그만한 남자 다시 못구할까 싶은 심정이었지. 그런데 막상 돌아온 싱글이 되고 보니까 그동안 매력적으로 보였던 남자들이 하나도 안보이는거 있지. 정말 우습지 않니? 그러고보면 연애의 충동은 금기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맞는 이야기인가봐" P22

그녀에게 결혼과 가정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연애하기 불편한 울타리? 그래서 깨뜨려버리고 싶었던 도자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으로 살아갈까?
나는 아니었으면 좋겠고,
내 친구도 아니었으면 좋겠고, 
내 미래의 남편도, 지금의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다현은 유부남과의 연애에 회의를 느끼고, 
그와의 관계를 깔끔하게 끝내버린다. 
이별여행도 아닌 이별섹스를 하자는 어이 없는 남자에 대한 모든 미련을 깨끗하게 버리고. 

그리고 만나게 되는 남자. 

그는 작가인 그녀의 인터뷰 대상이었고, 뭔지 모르게 신비스러움이 느껴지는 비밀이 많은 남자였다.

그는 본인이 연락하고 싶을 때를 제외하고는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고
여동생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녀를 망설임 없이 혼자두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끌리는 다현.

"그와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나와 성향이 비슷한 남자를 만났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이 외로운 점은 주변에 사람은 넘쳐나지만,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과 마음이 맞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 때문이다. 겉으로는 모두들 서로를 이해한다고 말하고, 또 이해하려고 들지만 그 내면은 언제나 스스로의 고독에 빠져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지도 연민하지도 못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지금 이 남자는 어쩌면 나와 비슷한 주파수를 가진 사람인지도 모른다. 고독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P 69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진정 그렇게 되기를 바랬지만, 글쎄. 

아직까지도 그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는지는 모르겠다. 

과연 와인은 치즈를 사랑했을까. 

인 비노 베리타스 를 말하고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서는 
외딴 섬에서 와인 한 병 보내는 그를.
그녀는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했던 여자 동생.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여자 다현. 

둘 다를 책임지지도 용기있게 쟁취하지도 못하는 남자. 

그의 무책임과 이기적임이 싫다. 

그래서 나는 치즈와 동생 모두가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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