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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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자폐나 다른 신경병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오면서 신경과 뇌과학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뇌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증상이 발생하는 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여 책을 많이 찾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뇌과학에 대한 도서, 또한 의사의 시각으로 환자를 바라보며 의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이 책은 환자를 관찰한 내용을 풀어내어 대중에게 공개한 책으로는 선구자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고 의학적 지식을 전달하면서 환자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오랜시간 사랑받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상실, 2장: 과잉, 3장: 이행, 4장: 단순함의 세계의 4가지 대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6개 정도의 에피소드를 포함하여 총 24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각 에피소드에는 다양한 질병,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소개되며 이에 대해 저자인 올리버 색스가 한 처방과 진료 중 있던 일, 저자의 생각들이 드러난다. 또한 각 에피소드에 뒷이야기를 추가하여 독자들이 같은 질병의 다른 케이스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의 다른 책과 구별되는 가장 큰 장점은 에피소드가 끝나면 그 에피소드와 비슷한 병을 앓았던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뒷이야기’로 삽입하여 독자가 병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알게 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신경매독이 재발해 대뇌피질을 건드려 소녀의 설렘을 가지게된 90세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할머니는 병의 악화는 막지만 마음은 가직하고 싶으셨다. 따라서 색스는 항생제를 통해 균은 죽이고 뇌의 손상은 유지하는 처방을 내렸고 할머니는 병의 호전과 소녀의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있었다. 뒷이야기에서 미겔이라니는 농부는 신경매독에 의한 흥분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되고 진료 중에 작가는 흥분한 미겔의 뛰어난 상상력을 발견한다. 하지만 약물 치료를 받은 후 미겔은 상상력은 물론이고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어버리게 된다. 이처럼 작가는 뒷이야기를 활용해 병리상태가 행복한 상태이며, 정상상태가 병리상태일 수 있고 흥분된 상태가 속박이면서 해방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적인 점은 작가가 환자를 바라보는 태도이다. 대게의 임상일지나 관찰지는 대상에 대해 딱딱하고 표면적인 것들만 기록하기 십상인데 이 책은 저자가 환자의 내면까지 살피려 노력하는 것이 잘 드러나고 환자의 행복을 위해서 증상을 완전히 없애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 등 환자에 대한 인간적인 공감과 존중이 잘 드러나 독자들이 환자들을 더 친밀하게 느끼게 만들었다.

또 다른 매력적인 부분은 쌍둥이 형제 이야기에서 “아무리 기묘하고 이상하게 여겨질지라도 이를 ‘병적’이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우리들에게는 그렇게 부를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 중에 ‘병적’이라던가 ‘ptsd’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러한 언어습관이 환자들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단느 것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며 스스로 돌아보게 한다. 또한 이 말이 올리버 색스가 환자들을 대할 때 가지는 마음가짐을 잘 함축하여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가지는 능력과 살아가는 삶에 대한 작자의 존중이 잘 드러나는 구절이라 생각한다.

의료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 용어나 설명이 어려워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조금 도 구체적이거나 쉬운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책에서 많은 인용이 나오는데 뒤에 나오는 환자의 내용을 미리 인용하는 경우가 있어 읽었던 내용이었는 지 헷갈리고나 이야기의 긴장감이 덜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외의 아쉬운 점을 찾아보려하였으나 내용적으로 완결성도 있고 구성이 좋았어서 더 비판할 점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이 발간될 당시 일반 대중들에게 뇌와 신경병 환자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생소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신경병에 걸린 사람들의 안타깝고 슬프고 감동적인 모습과 환자를 사랑하는 의사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신경병과 뇌 그리고 의사의 일지같은 도서가 많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 책이 어렵다는 평이 많다는 것은 오히려 신경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했음과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순화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음을 반증하고 있다.

어려운 내용이나 용어는 에피소드가 끝난 후 추가 설명이 있눈 페이지를 만들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다. 또한 인용하는 내용이 후에 나온하면 굴의 긴장감이나 재미가 떨어지므로 구성을 약간 바꾸어 인용될 내용을 먼저 이야기해주면 후의 이야기도 이해가 쉽고 글의 재미가 높아질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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