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 미래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권미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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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학생으로서 초등학교 6, 중고등학교 6, 대학교 4, 교사로서 10여년을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생 때는 공간에 대한 개념은 입시 위주 학업에 쫓겨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교사가 되어 다섯 학교를 옮겨 다니며 늘 교실 앞 한 구석에 내 짐을 풀고 칠판을 향해 네모 반듯한 학생들의 책걸상을 더 네모반듯하게 정렬해 놓았다.


  그렇게 살다 다음 영화와 책을 보며 학교와 공간에 대한 물음표가 생겼다. 첫번째는 수학 천제의 이야기를 담은 뷰티풀 마인드. 영화 속에서 존 내시의 학창 시절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주인공인 존 내시는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창문에 아무렇지 않게 적어낸다. 그리고 곧잘 교내 자연속에 들어가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한다. 두 번째는 할렘가 학생들의 성장 모습을 담은 론클락스토리. 이 영화에 등장하는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학급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큰 종이에 적어 교실 전면에 게시한다. 세 번째는 유현준 작가의 어디서 살 것인가이다. 이 책에서는 작가가 세종시의 학교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풀어놨으나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실현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경험을 풀어 놓고 있다.


  위의 영화와 도서를 접하며 나의 경험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교실 창문에 낙서(?)를 하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우리 아이들은 친구와 고민을 나눌 큰 나무 그늘과 푸른 잔디밭을 가지고 있는가? 손으로 대충 쓴 글자가 가득한 전지만한 크기의 종이를 교실 전면에 잔뜩 붙여 놓고 생활한다면 교장, 교감선생님이 어떤 지도 조언을 하실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의 혁신적인 공간 혁신 아이디어는 왜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이 시대에 선택받지 못했을까?


  아이들이 생각을 마음껏 펼쳐 놓을 수 있는 공간과 집처럼 안전하게 쉴 수 있는 학교를 꿈꾸는 선생님들이 꿈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을 실천하고 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란 책으로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 속에서 문득문득 들었던 물음표에 답을 주는 깔끔한 책이다. 도전 과정 중에서 겪었던 문제와 해결방법, 공간 혁신을 이루어 냈을 때 성취감이 잘 녹아나 있다. 특히 현장에서 공간혁신 실무 작업을 수행한 교사들의 말이라서 글의 현실감이 높았다.

 

평소 공간 혁신이 무엇인지 궁금한 선생님께 시작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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