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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증후군 - 한국인이 조금 싫어질 것 같은 이유 108가지
기쿠가와 에리카 지음 / 라이시움 / 2019년 12월
평점 :
이 책에 쓰인 내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리뷰가 많지만, 내용 자체가 특별히 편향된 것은 아니다. 필자가 한국에서 겪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쓰여 있어 비판적인 톤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침착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일본 문화와는 대조적인, 한국에 실제로 살아봤기 때문에 알 수 있는 한국인과 한국 사회의 현재가 기술되어 있다.
비방·중상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독자의 ‘일본인적인 가치 판단’ 때문이며, 한국인이 읽는다고 해도 단순히 사실을 적어놓은 것이지 반드시 차별적이라고 받아들여질 내용은 아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일본과 한국이 완전히 반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필자 역시 그것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프라이버시가 지켜질 것이라 생각하면 큰코다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좋고 나쁜 것은 모든 민족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자신의 문화적 가치 기준을 다른 나라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려 하면 여러 갈등이 발생한다. 실제로 2025년 현재,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들 대부분은 한국 측이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인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상황에서는 일본적 가치관으로 그들의 행동을 깎아내리는 면이 없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예컨대 이 책을 “차별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 책을 차별적이라고 단정하는 사람일수록, 무의식 중에 일본 문화의 우월성을 자랑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오만함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본과 한국은 이웃 나라임에도 문화와 가치관이 전혀 다르다. 그 사실을 모른 채 한국 사회에 뛰어들면 무엇이 보이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 책은 알려준다. 동시에 이문화란 무엇인가, 이문화 접촉이란 어떤 것인가, 그 단면을 보여주며 이문화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생각할 계기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