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빠져드는 조선 왕들의 독서법!

조선 왕의 독서법 - 조선 왕들은 어떻게 책을 읽었는가
박경남 지음 / 북씽크 / 2014년 12월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옛 왕들의 삶이 참 화려해보이면서도 고달파보인다.

현대로치면 대통령이나 재벌들의 삶이 화려해보이면서도 고달프고 힘들어보이는 것과 같은 감정인 것 같다.

이 책은 태종부터 정조까지 조선시대 왕들의 독서법과

왕들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왜 독서를 하고 학습을 했는지 소개하고있다.

​사극드라마를 보다보면 어려운 단어가 대사로 나오면 자막으로 설명해주는데

이 책은 초반부터 어떤 덧붙이는 설명도 없이 어렵고 생소한 단어들이 쭉 열거되어 독자로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 어려운 단어들이 흥미로운 내용을 읽어내려가는데 다소 집중력을 떨어뜨리게했다.

책은 크게 두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챕터에서 태종~정조까지 왕, 한 명 한 명의 세세한 독서법을 소개하고

마지막이자 두번째 챕터에서는 전체적인 개괄로 조선시대 왕들의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두 챕터의 순서가 바뀌었더라면 위에서 언급했던 단어의 생소함이 조금은 사라지고

책 전체 내용에 대해 개괄적으로 접근을 한 상태에서

더 쉽고 재미있게 조선시대 왕들의 독서법을 읽어내려갈 수 있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묘하게도 사람을 차분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었다.

조선왕의 독서법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옛 선인들의 호흡을 여유롭게 따라갈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로 접한 조선시대 왕들에 대한 모습 밖에 각 왕들의 특징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왕들은 ​평균적으로 3~5세 나이 때부터 독서를 강요받았고

대부분 10대의 나이에 피비린내나는 정치판에 뛰어들어 제왕이라는 역할을 감당해야 때문에

그들의 독서는 시작부터 목적이 있어야 했고, 어떻게 보면 자유가 없는 책읽기였다.

그런 그들의 독서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말을 제대로 시작하기 전부터 영어교육이나 영재교육에 노출되어

부모로부터 이런저런 학습을 강요 당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강요당하는 독서이지만 진심으로 책을 사랑하게 되어 정말 훌륭한 학자가 되는 왕도 있었으니

책이라는 건 정말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독서법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와닿은 것은 정조의 독서법이었다는 '독서 습관화'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억지로 많이 하게 되면 탈이 나는 법.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조금씩 읽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책에 젖어들어가는 훌륭한 독서법이라고 생각한다.

연암 박지원이

"요즘 부지런히 독서한다는 사람들은 거친 안목으로 내용 없는 글들을 뒤적이는데

 이것은 소위 술 찌꺼기를 먹고 취하려는 자들이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에 ​두 손들어 동의한다.

​옛 왕들은 대대로 이어져내려오는 고서들을 독서했다고 하더라도 요즘 시대의 우리는 다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만큼 좋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분별하기가 더 어려운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무조건 많이 읽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마구잡이로 읽어내려가는 독서법은

술 찌꺼기를 먹고 취할 수 있는 위험한 일처럼 보인다.

​나 스스로 나 자신에게 독서멘토가 되어 줄 수 없다면,

우리 주변에 올해의 책이나 선정도서와 같은 정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그런 책 목록들을 참고해서

선별하여 집중하는 독서를 해야하지 않을까?

​요즘 많은 독서법들 중에서 나에게 딱 맞는 독서법을 정하고 싶은 사람!

​조선왕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차분하게 알아보고 싶은 사람!

​옛 왕들의 필독서는 뭐였는지 궁금한 사람!

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단, 조금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