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개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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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강의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 서울의 신촌에서 세월은 똥과 동의어이다. 여기서는 그 어떤 고집 센 사물이라고 한들 자기 개성을 일고 똥처럼 균질하게 퇴락하는 데 채 십 년도 걸리지 않는다. P15

 

<신촌의 개들>은 신촌에 위치한 개들이라는 카페를 둘러싼 젊은 시절과 중년 사이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작가와 친구들은 젊은 시절 세상의 부조리를 바라보며 신랄하게 비판하던 날선 자아의 수호자였고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얼간이들 이었다. 카페 개들은 이런 빈약한 젊은 영혼들의 모임의 장이었으며, 그들의 배설을 온건히 받아주는 마지막 피난처였다. 하지만 사회와 타협하며 그들은 하나 둘씩 사라졌으며, 나이가 들어 지난날 자신들의 변절을 감추고 싶어 하는 늙은 자신들에게 카페 개들은 숨기고 싶은 치욕의 장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장소를 떠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작가의 이야기로 소설을 이끈다.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이 들었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빈약한 철학을 뒤로한 체 부조리한 세상에 자신을 맞추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뒤틀린 모습을 여과 없이 조소하며 경멸하는 화자의 태도는 참으로 멋지고 대단하다고 읽는 내내 생각 들게 했다.

나는 십대의 성장과정을 국정교과서 보조용 학습지의 진도만큼으로도 생각하지 못하는 초중고 선생들과 부모들의 번지르르한 언어를 공격했으며, 그들이 말한 성장의 드라마는 온통 무지와 기만으로 꾸며낸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였고, 오래전에 이미 성장이 멈추어버린 그들은 자신들의 퇴락을 감추기 위하여 우리가 품은 모든 의문을 대학으로 떠넘겨버리는 것도 모자라 대학이 유토피아라도 되는 것처럼 떠듦으로써 우리가 눈앞의 현실에 눈뜨지 못하도록 철저히 가로막았다고 분로하여 성토했다. 26P” 이렇게 신랄한 문장이 한국소설에 또 있을까? 참 속 시원한 문장이었다. 중반까지 셀린저가 생각 날 정도였다. 이런 작가가 있었다니 난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반까지는.

 

그러나 책의 중간을 넘기며 다해 씨라는 한 여성이 등장하면서 서사는 극도로 빈약해졌으며, 이야기는 신파극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너무나 아쉬웠다. 다해씨라는 사회의 부조리에 반입체적으로 싸운 철의 여인 그리고 꺾인 자신의 철학에 대해 너무나 멋지게 자살하고 마는 인물의 등장은 소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마치 80년대 멜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건 뭐야? 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고 싶었다. 소설은 그 뒤 몇몇 에피소드들을 꾸역꾸역 전개해나가며, 카페 주인의 죽음과 젊은 날의 단절을 연결시키는 그럴듯한 클리셰로 끝을 맺는다.

 

<신촌의 개>들은 걸작의 8부 능선을 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소설의 존재 자체가 마치 한국소설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았다.

 

너무 아쉬웠다. 다음이 있을까? 싶지만 기대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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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작 : 개인투자자 수익 대박 작전 - 세력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개미를 위한 투자 전략서
김대권.양순모.전다원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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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 투자이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이 투자인 것 같습니다. 그런 알기 힘든 사실들을 새롭게 풀어낸것 같은 책이네요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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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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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슬픈 우화, 필립로스의 마지막 책이라는 상징성을 넘는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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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군 1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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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에피소드로 만들어진 재미있는 학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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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프리즘 솔라카 1
오타가키 야스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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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이름에 비해서 평범한 작품. 다만 곁가지 없이 정극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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