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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지음 / 책밥상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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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판 판 판 을 통해서 음악으로 가는 여정의 가이드가 되기를!

오랜만에 정독으로 책을 읽으며 형광펜을 최대한 자제해 가며 글을 읽는다.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하며 해당 시기의 유행하였던 장르에 대한 설명과 가이드로서의 부족함이 없다. 배순탁 평론가의 추천사처럼 읽다가 자꾸 멈추어서 해당 음반을 찾아 보게 만드는 마력이 이 책에 있다. 그러면서도 유기적으로

용어설명과 여러 가지 레퍼토리들이 버무려져 흘러가면서 아 이 정도 압축해서 쓸려면 상당한 경험과 고수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잠시 한다.

띠 동갑의 나이 정도 차이가 이렇게 많은 지식과 경험의 차이가 날 줄 몰랐다. 우선 나는 LP가 성쇠 (盛衰)한 시기에 음악을 들은 세대로 Tape를 첫 음반으로 경험했다. 90년대 중반 MTV를 보던 날 90년대 유로팝 Ace of Bace 'Beautiful life'  의 신선한 사운드에 충격을 받아 첫번째 음반을 산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하였고 굿바이 베스트 앨범을 샀던 것 같다. 그렇게 음반 테이프와의 여정은 시작된다. 3이 되면서 어머니는 옷장에 테이프를 다 넣어버리고 잠가서 나의 사춘기 음악 활동에 엄청난 테러를 하신다. 지금도 기억하는 것이 집 거실에 앉아서 Sanyo전축에 이름도 모르는 싸구려 헤드폰을 처음으로 귀에 꼿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라도 음악을 들었고, 방에 삼성전자에서 나온 39,000원짜리 개구리 라디오를 종이로 덮어 놓고 음악을 들었다. 그 당시 특이 신해철을 좋아했는데 신해철에 대한 기억은 동네 형네 집에서 무한궤도 음반으로 처음 접했었다. 국민학교 4학년이었는데 무한궤도의 음반은 상당이 심오했다. 실제 그대에게는 무한궤도 음반에 실려 있지 않고 나중에 신해철 2 Myself 음반에 실린다. 신해철이 가장 최전성기인 넥스트3, 정글스토리, 노댄스, Here I stand for you, R,U Ready, 넥스트4, Crom, MonoCrom을 활동하던 6년여의 시기가 나의 중고등학교 생애에 걸렸있다. 아직도 카이스트에서 한 1999년 대전 공연을 못 간 것을 유일하게 공연에 대한 한으로 남아 있다. 공부도 못한 내가 중간고사라는 이유로 거기에 못간 것은 정말 멍 때라면서 야자나 빼가면서 당구장이나 스타그래프트를 하러간 애들보다 성적이 안나온 것보다 멍청한 행동이었으니 이제는 그런 실수는 안하려고 하지만..또 하지만..

책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던 부분은 조용필과 시인과 촌장 파트였다.

조용필은 2008년도 여수에 있을 때 회사 사모님 계모임이 있었는데 한 분이 안 가신다고 해서 여직원을 주려 했는에 안 간다고 해서 내가 낚아 챘다. 그날 진남 체육관에서 맨 오른쪽 코너 끝에서 엉덩이까 낑겨서 각 잡고 공연을 보았지만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킬리만자로 정상에 당도해 어흥하고 포효하면서 조용필은 무대 밑에서 트레이를 타고 솟구쳐 올라와 기도하는~~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놔~~정말 오빠 형님이었다.. 다 울고 난리 났다. 그 당시 나이가 59셨으니 정말 대단한 체력이 아닐 수 없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압축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사모님들 계모임에서 정말 득템을 해버렸다. 40주년 공연은 머리에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못찾겠따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술래~~ 아 이러면서 일렉기타 집적 치시는 데 뭐 자체가 예술이다.!!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님과 함춘호님은 생각지 않게 CCM활동을 하던 시기에 만났다. 고등학생 때였는데 주바라기라는 대전 초교파 서클이 있었다. 소리엘 5집의 새벽이슬 같은 발매 투어 콘서트에 기타로 함춘호 님이 오셨다. 내가 함춘호의 이름을 처음 안 것은 토이 음반의 참여 뮤지션으로  4집 앨범의 A night in Seoul이란 곡을 통해서 였는데 유심이 다 앨범 표지를 안봐서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음반에 함춘호의 세션 이름은 흔하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기타 사운드의 중후함과 클라이막스에 포텐이 터지는 경음악 곡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퓨전재즈 스타일의 곡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유희열도 상당한 실력파 였던 것 같다. 얼마 안되서 라이브로 함춘호를 보니 그때의 희열은 정말 대단했다. 운이 좋아 소리엘 5집 발매 공연 전에 주바라기 오프닝 게스트 싱어로 무대에 미리 섰던 것 같다. 그래서 티켓을 사서 가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포스터에 함춘호의 사인을 엄청 크게 받고 그를 뒤에서 온 몸으로 포옹하고 안았던 기억이 있다. 참 순수했던 시절이 있다.

그 해에 얼마 지나지 않아 예수전도단 부흥 2000 음반 발매가 있었고 하덕규는 그날이라는 찬양곡을 부른다. 이건 정말 실력하고는 상관 없는데 고등학교 주바라기에서 콰이어로 남자싱어를 몇 명 뽑았는데 부흥 2000 대전콘서트를 CCM 가수들하고 무대에 같이 했다. 풀타임으로 무대에 섰으니 그 긴장감과 은혜는 말로 설명이 안 된다. 집회 공연 후, 셋이 나란이 서서 찍은 사진에 어린 나이에 큰 형님을 어깨 동무하고 찍은 사진은 집 앨범에 선명하게 있다. 그게 내가 하덕규를 처음보고 마지막으로 본 기억이다. 책에 나와있는 것처럼 동갑, 동감: 이정선 & 유지연 콘서트 (Guest 시인과 촌장) 작년 이 맘때 공연 했는데 이 공연의 기획자는 안나푸르나 대표님으로 알고 있는 분이었다. 나 또한 게스트를 보고 싶은 마음에 공연을 가려 했으나 교대 근무로 일정을 변경하지 못해 귀한 기회를 놓쳤다. 귀한 공연을 놓치고 나서 한참 지난 다음에야 김대표님이 재즈고수인지 알게 되었다. 청담동에 셰에라자드도 헤드폰 이어폰에 관심이 많아 자주 청음하러가는데 그곳에서 가끔 강연하시는 것도 알게 되었고 재즈피플 편집장님도 그곳에서 청음회를 진행하시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길을 나서 오른쪽 옆면에 Once in a Blue Moon 있는 것도 반대쪽에서 걸어오다 알게 되었다. 두서 없게 적는 것 같지만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삼각주에 걸려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4년 여름 윤혜진과 브라더스를 보러 이태원 올댓재즈에 첨 간다. 그때 기둥 벽면에 색스폰을 들고 사진에 걸려 있던 분은 정성조 였다. 나는 그분이 살아 있는 마지막 해에 거기에 방문을 했고 얼마 안 되서 부고 소식을 들었다. 한 두주 사이에 신해철과 정성조는 같이 죽음을 맞이했다. 그 당시 나는 서울아산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남는 시간은 다 공연을 보러 다녔다. 탈이 나보니 삶에 릴렉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고 부미라는 재즈뮤지션은 나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다치니까 재즈가 잘 들리는 거에요!! 이태원 올댓재즈에서의 윤혜진의 플룻 사운드는 두뇌에 공명을 가하며 클리닝을 해주는 느낌을 주었는데 이 라이브 경험은 생전 첫 경험이어서 이런 게 있구나 하는 신세계를 열어 주었다. 내게 재즈음악은 마데카솔이고 후시딘이었다. 재즈는 내 삶에 생로병사의 병과 함께 왔는데 산재가 인정되면서 월급의 70%가 나오던 시기였고 교통비까지 지원이 된 상태라 병원 가는 날은 무조건 공연장에 갔다. 이런 경험들이 국내 재즈 음악을 먼저 듣게 된 계기 이며, 내가 만나는 국내 뮤지션들에게 쏫는 애정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말하면 왜 외국의 유명 뮤지션의 음악이 좋지 않겠는가! 너무 강력하고 좋은 것을 들으면 마이너의 뮤직을 들을 힘이 없어 진다. 불행으로 씨디나 음원으로 연명하다가 나중에 들을려고 남겨두었는데 그것도 나의 아집일지 모르겠다. 그렇게 공연비를 아껴서 다른 부분에 착한 일도 나름 많이 하고 다녔다.

책을 읽다 보니 친형이 나에게 생각 보다 많은 영향을 준 것을 인지 한다. 형은 내게 레드제플린을 알려주었는데,  Led Zeppelin의 음반은 지미 페이지(Jimmy Page) 리마스터 노력으로 음원으로 구매해서 들어도 상당이 들을만한 꺼리를 준다. 솔직이 한달 내내 들어도 다 듣기 힘들 수도 있다. 그만큼 방대하다. 책 마지막의 농담처럼 15장의 음반이 아닌 15명의 가수나 그룹 명을 고르라면 레드제플린을 들고 가야 덜 심심할 게다. TRIBUTE - Ozzy Osbourne 음반도 형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실제 형은 운전할 때 이런 음반들을 자연스럽게 틀어 놓고 다닌다. ESCAPE - Journey도 형이 알려주었다. Steve Perry 솔로 음반도 다 형의 소개로 들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MP3를 소장형으로 한달에 백곡을 사서 듣게 세팅 해놨는데 혼자 다 사서 듣는 경우보다 같이 나눠서 구매하기 때문에 내가 산곡을 제외하면 저런 음반들은 형이 구매해 자연스럽게 있게 된다. 이 또한 나의 운일 게다. 2008년 새 보컬인 아넬 피네다를  영입한 Journey는 다시 회복하는데 필리핀계 남성보컬이 카피 보컬이 아닌가 하는 수근수근이 있었지만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니 아넬 피네다는 악기에 묻히지 않고 보컬이 선명하게 튀어나오는 실력파임을 알 수 있다. 두 보컬이 부른 영상을 비교해서 듣는 재미도 솔솔하다.

리뷰를 정리한다. 참 많은 음반이 세상에 존재하고 획을 긋기도 하고 시대문제로 묻히고 지나가기도 한다. 내 생에 첫 LP는 작년에 구매한 김정미의 엔솔리지 4매짜리 한정판이 처음이었다. 아직 표지도 뜯지 않고 방에 잘 모셔두고 있다. 앞으로 그런 사태가 나오면 안되겠지만 그런 시대상이 가끔 명반을 만들고 유저층을 형성하게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미누나는 도미 후 한국에 아예 오시지를 않는 것 같다. 군사정권의 권력욕으로 70년대에는 많은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묻힌 해이다. 아주 오래 전 신해철의 정글스토리 앨범에서 70년대에 바침을 아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을 시기가 있다. 70년대를 거쳐서 지금 편집장을 하고 계시면서 수려하게 이 책을 만들어내신 김광현 편집장님께 수고의 말씀과 응원을 전한다.

이 책 아마 음반 명저가 될 거 같은 걸요^^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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