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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이 말은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칼레리나>의 한 대목으로 흔히 가정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고 있어요. 최광현 님의 <가족의 두 얼굴>을 접하고 떠오른 글귀인데 톨스토이의 소설과 달리 우리 현실의 이야기를 다루며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원인의 발견과 치료 방법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렇다면 나의 가족은 행복할까, 아니면 불행할까? 만약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글을 통해 불행의 원인을 가족의 탄생과 구성원 간 관계에 주목하고 있어요. 가족의 불행은 부모의 유년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린 시절 부모가 가족 관계에서 겪었던 불행의 상처가 새로운 가족 관계에서 불행의 싹을 틔우게 된다는 거죠. 부모가 어린 시절에 가족으로부터 겪었던 슬픔이나 아픔, 불안, 피해의식 등 부정적 감정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부부간의 관계, 자식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에요. 여기에는 외도와 같은 배우자의 배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 마마보이나 파파걸, 형제간의 불화 등 복잡한 가족관계만큼 다양한 유형의 문제적 관계들이 있을 수 있어요. 저자는 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노력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에 직면하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자기 내면에 있는 내면 아이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는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기애를 되찾을 수 있어야만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튼튼한 자존감이 바탕이 되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두 번째 노력으로는 가족 구성원과의 대화예요. 한 때 코미디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가 생각나는데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가 ‘밥 묵자’ 이 한 마디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그 이면에 대화가 단절되어 있는 우리네 가족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에 씁쓸한 웃음이 되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소통이 단절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경험하면서 대화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 지 실감하기도 했죠. 진실된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화해하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을 때 가족관계를 새로이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부모의 불행이 자식에게서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나와 내 가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기도 해요. 이러한 대화의 노력은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노력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어요. 몸에 상처가 생기면 그 상처가 덧나지 않게 연고를 바르듯이 나의 아픔이 또 다른 아픔의 싹이 되지 않게 하려면 아물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해요. 그런 점에서 저자의 심리테라피는 저마다 다른 가족 문제를 치유하는 데 사랑의 처방전이 되어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