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지 꽃이 피고 만가지 열매 익어 - 대행큰스님의 뜻으로 푼 천수경
대행스님 지음 / 한마음선원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한마음선원의 대행스님께서 뜻으로 풀어놓으신 천수경이다. 

그것을 임효 화백의 그림과 함께 담아 한 장 한 장을 넘기다보면 마치 아름다운 시화집(詩畵集)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편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어쩐지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해서 소리 내어 염하지 않고 아무 곳이나 펼쳐서 눈에 들어오는 한 구절을 음미하는 것으로도 하루의 명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으로 충분히 명상의 문을 열고 들어가진다.

이전에 염송하던 한자본의 천수경도 간절한 마음으로 받들어 외웠다. 그렇게 오랫동안 염송했던 힘이 있어 한 구절만 들어도 입과 귀에 익숙해서 스위치가 들어가 테이프가 돌아가듯 이어지는 구절들이 술술 풀려나온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 있어서 한자본 천수경은 간절한 이 마음이 부처님께 닿게 하기 위해 띄우는 신호음처럼 발송의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솔직히 '그것만으로도 어디랴!'할 수도 있다. 내가 부처님께 신호음을 발송해서 부를 수가 있는 것인데...  

그런데 이 책의 본문인 '뜻으로 푼 천수경'은 이 책이 발간되기 오래 전부터 한마음선원의 예불시간에 독송되어오던 것이다. 나도 이 뜻으로 푼 천수경을 접한지가 수년이 지났다. 그런데 내게 있어서 한자본의 천수경과 뜻으로 푼 천수경을 외운다는 것은 뜻을 모르고 즐기는 팝송과 뜻을 알며 즐기는 우리 가요만큼이나 가슴을 적시고 파고드는 힘이 달랐다. 뜻으로 풀어놓은 경은 그저 외우는 것만으로도 발원이 되고, 기도가 되고... 맑은 물로 목욕을 하고 난 것처럼 마음을 씻어주어 새롭게 해주었다.   

살아가면서 이 뜻으로 푼 천수경을 가까이 두고 읽고 외우는 날들이 많아지며 천수경을 대하는 내 마음이 달라진 부분은, 천수경 한 구절 한 구절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받들며 그저 읊던 마음에서 천수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이자 나의 발원이며 기도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책은 처음에 말했듯이 아름다운 삽화가 곁들여져 시화집과도 같은 편집으로 발간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가 꼭 아니어도, 어느 장을 문득 펼쳐서 보아도 바로 지금의 내 마음을 적시며 촉촉하게 스미는 감로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깥으로 띄우는 신호음이 아닌 내 마음의 깊은 저 안을 향하여 기대고 안기는, 부처님을 향한 내 그리움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만 가지 꽃이 피고 만 가지 열매 익어 맛을 알게 하옵소서.' 

나는 오늘도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이 글귀처럼 내 삶의 모든 업식과 고통으로부터 만 가지의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 일체와 두루 함께 할 수 있는 그 계절을 지극한 바람으로 꿈꾼다.  

업식과 고통이 자비와 지혜로 화하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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