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이다 - 내 남루한 발자국의 이름
이찬웅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수필...

수필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시각과 행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문학이라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체와 사상으로 아무런 틀도 규정도 없이 삶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문학이다. 그래서, 때로는 너무 어려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문학일 수도 있고, 내 삶과 주변인들의 삶이 그렇듯 닮아 있다는 전제만 있다면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나는 학생이다'는 후자에 좀 가까워 있다는 생각이다. 삶을 많이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미천한 삶의 경험들을 갖고 있을 때라면 분명 이 책은 매우 어려운 관조적 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삶에 대한 고민은 닮아 있었다. 삶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겪어보지 않고, 느껴보지 않고, 당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미묘한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았다면 상상으로서 미리 경험해 볼 수 있고, 미리 겪어보았다면 나와는 다른 삶에 대한 구경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모든 것의 전제가 되는 것은 결국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언제 어느때고 이루어져야만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일뿐...

어쩌면 저자와 나는 많이도 닮아 있었다. 세상 모든 삶이 툭 깨 놓고 보면 그러하겠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혼자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아버지이고, 누구의 친구일 것이다. 그러한 고민만 있다면 충분히 공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스스로를 찾아가는 저자의 고민과 경험은 나에게도 충분히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 나 역시 지리산 종주를 몇 번이나 반복해 보았고, 서해안/동해안 안 가본 곳이 없을 만큼 방황(?)도 많이 하였다. 무엇을 위한 방황이었는지 지금은 알지 못한다. 아마, 아주 긴 시간이 지난후에도 알 수 있을지 모를일이다. 하지만,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고민할 줄 아는 지혜는 배워나가야 한다고 다짐한다.

저자가 이 글을 읽는 나에게 하고자 했던 말들이 귓가에 맴돈다.

"자네는 학생이네...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네. 다만,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고 스스로의 눈으로 그 아름다움을 찾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네...또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를 바라네...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하고, 틀린 것이 있으면 인정하면 될 것이요, 맞는 것이 있으면 가꾸어 나가면 그만인 것..."

나는 학생이다.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알고,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며, 맞지 않음을 수치스러워 하면서 배우고 고치고 가꿔나가야 하는 학생이다.

더 투명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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