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이종용 > 수학으로 쉽게 푸는 물리
수학으로 풀어보는 물리의 법칙
오가미 마사시.와다 스미오 지음, 임정 옮김, 정완상 감수 / 이지북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모든 물리학의 법칙은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된다.”

 

평소 공학기초물리 교수님께서 즐겨 하시는 말씀이다. 사실 모든 물리학의 법칙은 체계적이고 간단한 수학 공식으로 표현된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전자기학의 맥스웰방정식 등 실험적으로 증명된 물리학적 개념들은 수학적으로 체계화된다. 어떠한 법칙이라도 공식을 알고 있다면, 대응되는 값을 대입하여 수치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수학과 물리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물리는 정말 좋아한다. 수학의 개념들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반면에, 물리의 개념들은 실생활과 밀접히 관계를 맺고 있고, 모든 사물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물리시간에 뉴턴역학, 전자기학, 빛과 파동 등을 배웠고, 실험을 통해 그 내용들을 잘 알 수 있었다. 물리는 어렵지만, 정말 재미있는 과목이다.

하지만 교수님의 말씀처럼 물리의 모든 법칙은 수학으로 표현되고, 물리를 잘하려면 결국 수학을 잘 해야 한다. 나는 물리는 자신 있으나, 수학에는 정말 약하다. 그래서 물리에 흥미 있고 재미있어 하면서도, 물리공부를 할 때마다 커다란 수학의 장벽에 부딪히곤 한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제목부터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2005년판 신간 자연과학 도서목록을 검색하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고,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주저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뉴턴 자신은 가속도나 운동방정식(f=ma)을 이용하지 않고 관성법칙과 ‘낙하’ 운동의 합성으로서 운동 법칙을 이해했다. 처음부터 수학 공식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었다. 물론 물리학적 개념을 수학공식으로 표현했을 때의 장점이 있다. 말로 장황하게 설명해야 하는 개념을 간단한 공식으로 표현함으로서 명확하고 간결하게 내용을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을 체계적으로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물리학 책을 보면 한숨만 나올 것이다. 이 책은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수학공식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수식을 덜 사용한 개념위주의 교양도서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난해한 수학공식으로 가득한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알기 쉬운 수식으로 나타내었다. 저자는 이러한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흥미 있었던 부분은 8장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시공간은 굽어 있다. 언뜻 보기엔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구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굽어져 있는, 곡률이 0이 아닌 공간에서 살고 있으며 그러한 사실로 인해 여러 가지 현상들이 발견된다. 지구의 질량에 의해 지구 내부의 시공간이 굽어지게 되고, 그 구부러짐이 영향을 미쳐 지구의 주위 시공간도 굽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 내부에서도 생긴다. 만약에 서울에서 땅을 파기 시작하여 지구 중심을 지나 반대쪽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도달하는 지구의 지름을 따라 터널을 판 다음, 거기에 공을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 어린 시절 지구본을 가지고 놀며 상상했던 부분인데 이번에 책을 읽으며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지구의 밀도를 일정하게 하고, 공기 저항을 무시하면, 초속 0으로 출발한 공은 가속되면서 낙하하여 지구 중심을 지나고, 점점 감속되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꺾어진 다음 다시 가속되어 중심을 지나고, 감속되면서 약 84.4분 후에 처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말 상상만 해도 신기하다. 공의 운동은 단진동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적분, 변분법, 기하학, 복소수를 이용하여 물리학의 어려운 개념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책 소개에서 고등학생과 일반인의 수준의 내용으로 구성하였다고 했지만, 뉴턴의 양자역학, 케플러법칙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 상대성 이론 등은 물리전공자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예와 독창적이고 간단한 수학공식만을 사용하여서 이해하기 어렵고 딱딱한 내용들을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을 통해 물리를 하기 위한 수학적인 내용에 자신감이 생겼다. 이 책을 통해 물리와 수학의 연관성과 수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앞으로 공부가 어렵다고해서 뒤로 물러설 것이 아니라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도움이 되는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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