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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슬픔 -상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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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님의 글들은 마음속의 깊은 곳을 더듬어나간다. 내 마음속에 아주 아주 깊이 감추어두었던 슬픔들이 신경숙님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글들에 의해 꺼내어진다. 어찌보면 지극히 통속적인 이야기.. 한 여자와 두남자.. 여자가 바라보는 남자는 딴곳을 보고, 그런 여자는 변함없이 바라보는 다른 남자. 결국은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에게 가지만 한걸음 늦은건지.. 남자의 의처증에 자살을 하고야 마는 여자 지극히 통속적인 이야기가 마치 저기 깊은 우물속에서 길어올린 맑은 우물물처럼 아름답고도 슬프게 우리들 마음속에 스며든다.

주인공인 은서와 완, 세가 살았던 고향인 이슬어지는 이름자체가 두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은서와 세와 완의 어렸을적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이슬처럼 반짝임으로.. 아름답지만 햇살이 비치면 너무 쉽게 사라지는 이슬처럼 셋의 관계가 이슬어지고 또 은서가 사라져버리는 상실감으로..

언제가 신경숙님은 다른 책에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신 적이 있다. 내가 시금치나물을 다듬어서 데친다음 침기름과 마늘 두쪽을 넣고 무쳐서 큰 그릇에 나실나실 담아놓았다고 아무리 자세히 쓴들 독자들에게 그 촉감이나 향기들은 전할 도리가 없다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사람의 마음이 너무 진하게 느껴서 책을 읽기를 중단하고.. 한참을 쓸쓸한 마음을 달래야했다. 요즈음같이 비가 오는 이상하게 쌀쌀한 여름날에 다시한번 이 책을 펼쳐보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의 깊은 슬픔들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어쩌면 사랑이라는것 또한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달래주지는 못하기에 이렇게 깊게 슬픈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외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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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5
엘러리 퀸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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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서평을 쓰는것은 정말 어렵다. 내 스스로가 추리소설의 범인이나 힌트를 미리 언급하는 줄거리나 서평을 보면 화가나기 때문에... 하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감상을 하려면 어찌 줄거리나 작품상의 트릭을 말하지 않을수가 있단말인가.. 개인적으로 퀸의 여러 작품들중에서 단편을 좋아하지만.. 이 이집트십자가의 비밀도 정말 괜찮게 읽은 작품이다.

사실 현대 추리소설일수록 추리소설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범죄를 저지르는 방법이 고도화되고.. 따라서 범인을 잡는다는다기 보다는 어떻게 범인이 행한 트릭을 밝혀내는가가 주된 줄거리를 차지하는것 같다.

하지만 역시 추리소설의 진짜 재미는 주변의 인물들이 무심코 행하는 작은 행동들과 말에서 심리적인 추론과 증거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 아닌가 싶다. 이런면에서 퀸은 추리소설의 원칙을 너무도 충실히 보여준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후 등장인물에 대해 너무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또한 퀸은 자신이 발견한 증거와 보고 들을것을 모조리 독자에게 친절히 알려준다. 그리고 범인을 밝히기 전.. 독자에게 스스로 범인을 찾아보라는 대결장을 내놓기도 한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줄거리와 결말을 다른 곳에서라도 들었을 사람이 많았을거란 생각이 드는데..정말 아무 사전 지식없이 읽기를 바란다.

그러면 마지막의 그 반전과 퀸의 논리정연함에 감탄을 금치 못할것이다. 또한 퀸의 작품 특유의 그 논리정연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는 정말 언제 읽어도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퀸의 국명시리즈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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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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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모태신앙인 불교신자다. 뭐 독실하다고 할순 없지만 중학교때부터 쭉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고 지금도 대학교 불교학생회 할동을 하니 들은 풍월은 많은셈이다.그렇지만. 절대 종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실 모두 종교는 사람을 위한것이고 사람을 사랑하라고 말하는 기독교의 교리도 만물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하는 불교의 교리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나지만 한가지 못마땅한 점이 있다.

기독교인은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아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는것 같다. 사실 이부분은 나도 많이 부럽다. 하지만 그 자랑스러움과 기쁨을 혼자 간직하고 행복해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주변사람들에게 나누려고 한다. 물론 자신이 행복하기에 주변 사람도 행복하길 바라는 좋은 마음인줄은 알지만 종교라는건 누가 시켜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때문에 믿게 되는건 아니지 않는가....

사실 내가 기독교인을 만났을 때 불교라고 하든 아님 불교에 편견을 가진 사람인것 같아서 무교라고 하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같이 교회를 다닐것을 권유했다. 이런점이 너무 싫었던 나는 내가 좋아하는 공지영씨마저도 이젠 나에게 하나님의 품으로 오라고 하는구나 삐딱하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을 하나님의 품으로 오라는 말을 나에게 하지 않았다. 물론 책 곳곳에서 공지영씨는 몇년만에 다시 찾은 하나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에 너무나 행복해한다. 하지만 난 그러한 공지영씨를 보면서 너무나 기뻤다.

기독교이던 불교이던 내가 좋아하던 작가가 종교를 갖고 거기서 행복을 얻었다는 것 그리고 공지영씨가 수도원을 기행하면서 수도원을 둘러본것이 아니라 거기서 수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행복을 전해줄때마다 나도 행복했다. 유럽의 수도원을 보면서 우리나라 깊은 절의 하늘이 생각이 났다는 공지영씨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

이 책에서 공지영씨는 인간가 사회, 그리고 제도화된 종교에서 받았던 절망감에 대해서 말은 하다. 그리고 한 인간이 자신의 작은 우물에서 벗어나 종교라는 큰 바다로 가기까지 얼마나 험난했으며, 마침내 다다른 바다가 얼마나 넓고 아늑한지 특유의 담담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종교를 가지고 있든지 없든지..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던지.. 공지영씨를 따라서 유럽의 각 지역의 수도원을 둘러보면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보자. 이 책은 수도원 기행이며 또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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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을 찾아라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4
패트리셔 매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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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큰 특징은 살인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집에 모인 사람들중에 자신에 대해 조사하러 온 탐정을 찾는것이다. 사실 서평과 책 줄거리 라인을 보고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추리소설의 묘미가 누가 왜 살인을 했는지.. 어떤 동기로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저질렀는지 조금씩 밝혀내는 거라면.. 그런면에서 이미 책 도입부에 살인의 동기와 방법이 다 나와버려서 김이 빠진다고 할까..

깊은 산속의 별장이라는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배경아래서 탐정이 살인자를 찾는다는 것처럼 모인 사람들중에서 살인자가 탐정을 찾는다는건.. 나에겐 생각처럼 재미있지 않았다.

물론 여성인 작가가 살인자의 심리를 섬세한게 묘사한 부분은 탁훨했지만.. 난 역시 살인자의 자기입으로 말하는것보다는 마지막에 탐정이 사람들은 모아놓고.. '당신이 범인이야'라고 주저리 주저리 말하는것이 더 매력이 느껴진다. 뭐 내 개인적인 취향이기때문에.. 사실 읽어가는 도중 지루하다거나 하는점은 없었다. 단지 내가 원하는 추리소설이 아니었다는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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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 전집 - 전5권
G. K. 체스터튼 지음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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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칭 추리소설 매니아이다. 우리집에는 아가사크리스티를 비롯하여 앨러리 퀸 등 많은 추리소설등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본 많은 탐정을 가운데 가장 인상깊은 탐정은 역시 브라운 신부이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브라운 신부에 관한 이야기는 푸른십자가외의 몇 편뿐이었던걸로 알고 있다.

브라운신부는 말그대로 전문적인 탐정이 아니라 신부이다. 그리고 자신의 말대로 신부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건들을 만나고 해결해나간다. 하지만.. 특이한점은 앨러리 퀸이 주변의 증거들은 꼼꼼하게 수집하여 사건을 해결해가는 것과 달리 브라운 신부는 자신이 직접 살인자의 마음이 되어, 즉 심리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아가사크리스티의 포와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아가사크리스티가 이 책의 저자인 체스터튼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던것이 이해가 된다.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일품인 이 책은 영국의 책들 특유의 사변적인 대목들이 가끔 걸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흡이 짧은 단편들로 구성되있어 5권이라고 해도 상당히 쉽게 빨리 읽혀진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이책을 읽어보라고 하고싶다. 그리고 작은 키에 박쥐우산을 손에 쥐고 사람좋은 웃음을 띤 브라운 신부가 어떻게 냉혹한 살인자의 마음을 되살리며 사건들을 해결하는지, 또 이후의 탐정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는것도 꽤 재미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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