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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슈퍼앱 전쟁 - 디지털 경제의 판을 흔드는 거대한 시장
고영경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10월
평점 :
『아세안 슈퍼앱 전쟁』은 아세안 슈퍼앱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경쟁과 미래 사업에 대해 자세히 다룬 책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인 아세안은 10개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EU처럼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안에서는 관세가 자유롭고 이동이 자유롭다. 각기 다른 성격의 국가들이 모여 있긴 하지만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 그 성장가치가 무궁무진하다.
슈퍼앱이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나의 앱으로 검색, 주문, 송금, 투자, 예매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네이버앱으로 상품을 검색해서 주문하고 네이버페이로 배달음식 시키기, 카카오톡으로 채팅을 하고 공연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야별로 여러 가지 앱을 각각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앱으로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슈퍼앱의 시작은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의 테크 기업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기업들이 하나의 기업으로 보이지만 그 기업이 제공하는 앱에 들어가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위챗이나 알리페이 없이 일상생활이 어렵다.
아세안 시장에도 혁신 드라이버로서 디지털 경제의 판을 만들고 미래를 변화시키고 있는 리딩 플레이어 슈퍼앱 오형제가 있다.
1. 동남아를 집어삼킨 슈퍼앱, 그랩
아세안의 푸드 딜리버리와 운송 서비스를 장악하고 있어 우리나라 카카오 택시처럼 부들 수 있고 카카오페이처럼 그랩페이도 사용이 가능하며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과 같이 딜리버리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앱 안에 모든 메뉴가 있다
인도네시아 배달 앱 중 고젝의 고푸드와 그랩의 그랩푸드가 투 톱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실제로 자카르타 출장 시 써본 경험으로는 음식 배달 쪽은 그랩푸드가 프로모 등 할인 쿠폰이 훨씬 많은 거 같고 금액은 거의 80% 이상 그랩푸드가 더 저렴했던 거 같다.
주문할 때 배달의 민족과 좀 다른 점은 그랩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내가 주문한 매장에서 가까운 그랩 기사에게 알림이 가고 이후 기사와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문이 완료되면 자동메세지 보내기 팝업창이 뜨면서 이후 소비자와 기사와의 대화가 가능하다. 배달의 민족에서는 업체와 식당가 주 역할을 담당하는 느낌이라면 여기서는 배달 기사가 주 역할을 하는 느낌? 기사가 매장에서 음식을 픽업하면 그 후 매장에서 도착지까지의 여정을 보여주는 지도로 바뀌고 거의 실시간으로 기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도착지 근처에 도착하면 또 메세지를 보내주어 비대면으로 배달을 받을 수도 있었다. 배달비 또한 우리나라 돈으로 500~1000원 정도로 저렴한 것 같았다. 또한 앱내 마트 배달도 가능하여 식당 주문처럼 마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골라 배달시킬 수도 있는데 공산품 뿐만 아니라 과일이나 쌀 등 신선품목도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아 다음에 이용할 때는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2. 인도네시아 공룡, 고젝(고투그룹)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랩 뿐만 아니라 고젝이라는 승차 공유 플랫폼이 있으며 현재 토코페디아(쇼피 이전 1등 이커머스 기업)와 합병해서 고젝그룹이 되었다.
그랩과 고젝 두 기업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며 두 기업 모두 슈퍼앱이 된 후 파이낸셜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고젝은 오토바이 중심의 호출서비스 앱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차가 워낙 막히고 택시보다 오토바이가 저렴하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교통수단으로 유용하다.
예전엔 택시나 오토바이 기사와 1:1 거래다 보니 탑승자(외국인 등 외지인)에 따라 멀리 돌아가거나 바가지 요금을 씌우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잔돈이 없다고 안 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탑승자가 불안했던 적이 많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젠 고젝앱을 통해 택시나 오토바이를 호출하면 앱을 통해 미리 이동경로와 그에 따른 요금이 책정되어 외지인이라 하더라고 바가지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랩은 말레이시아 기반으로 시작한 반면 고젝은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페이, 음식배달, 미용메이크업, 공과금 납부 등이 있으며 이중 최고 인기 있는 것은 마사지사 예약으로 앱을 통해 결제를 하면 마사지사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지에 와서 마사지를 해준다고 한다. 올해 출장 시 몸이 넘 안 좋은데 병원에는 못 가니 마사지라도 한 번 이용해보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마사지 출장 예약이 안 됐었던 기억이 있다.
3.아세안 최대 기업 SEA
쿠팡보다 매출은 훨씬 작지만 동남아에도 이런 쿠팡 같은 기업이 있다.
6억 7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아세안 시장에서 1등 이커머스 기업인 쇼피이며 이 쇼피를 가지고 있는 것이 SEA이다. SEA는 싱가포르 기반의 회사인데 쇼피 뿐만 아니라 게임 관련 사업부인 가레나와 디지털 금융을 책임지는 씨머니 사업부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쇼피는 8개 국가에서 1등을 하고 있는 등 굉장한 성장을 했으며 지금 남미에도 진출하고 있다.
4. 태국의 국민 필수앱, 라인
비록 한국에서 메신저로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라인은 일본, 대만, 태국에서 우리나라 카카오톡처럼 국민 메신저 앱이 되었다. 메신저 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이미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을 뜻하며 이걸 기반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데 라인은 태국에서 라인맨(배달앱), 디지털 뱅킹 사업을 하고 있다. 앞의 세 개 슈퍼앱보다 약간 뒤쳐져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세안 여러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하고 있는 중이다.
5. 베트남 최초의 유니콘, VNG
베트남의 대표 메신저 앱인 잘로를 가진 회사가 VNG이다. 게임회사 퍼블리셔로 출발했다가 텐센트와 SEA와 마찬가지로 게임이 잘 되어 성공하게 되었다. 잘로는 현지인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문자보다는 음성 메시지나 통화를 활용한 보이스톡을 내세우고 기본 메신저 앱들보다 심플하고 가벼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결국 1등 메신저 앱이 되었다. 잘로도 라인처럼 기존의 메신저 사용자들을 바탕으로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슈퍼앱 5가 다 함께 맞붙는 부분도 있고 각자 선두를 달리는 부문도 있다.
그랩은 딜리버리와 모빌리티, 고투그룹은 인도네시아 모빌리티와 핀테크에서, SEA는 게임과 이커머스에서, 라인은 메신저와 컨텐츠, VNG는 메신저와 게인부분에서 견고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슈퍼앱의 공통점으로는 전부 다 결제 시스템이 들어 있다.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게 되었을 때 사용자들을 자신의 기업 생태계 안에 묶어두기 좋고 몇몇 기업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금융과 물류부분, 이커머스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려 하고 있다.
“슈퍼앱 5는 어디까지 진격하게 될까? 과연 시장에서 계속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까?”
이 책에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진 않았지만 최소한 지난 10년간 아세안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이끈 중요한 기업이었고 당분간 혁신 성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