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개를 쏘았나
김영현 지음 / 시간여행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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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이름을 지금의 봄처럼 물올라 싱싱하던 20대 초반의 대학 시절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이던 우리들의 20대 그때엔 사랑해야 할 것이 왜 그렇게 많았을까요?

노동하는 이웃과 여름날 농활에서 만났던 농민, 북녘의 민족을 내 가족과 친구들보다 더 사랑했지요.

 

그 시절 우리에게 김영현은 꼭 읽어보아야 세상에 눈뜬 지식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대학생이 될 수 있었던 작가였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저는 그 사이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고 그 시절 그렇게 많이 사랑했던 것들 중에서 지금은 가족을 사랑하는 일만 생각하고 사는 소시민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어느 날 '누가 개를 쏘았나'를 통해 '김영현'이란 이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저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20대 시절 선생님의 작품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통해 내 일신의 영달만을 꿈꾸는 삶을 부끄럽게 여기며 양심이라도 지키고자 살던 시절에 알았던 그 김영현이라는 작가가 아니라 '빛의 제국'의 김영하로 말입니다. 아마 그동안 선생님의 작품 활동이 조금은 뜸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책 표지의 작가 소개에 나온 '실천문학사'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두근두근 심장이 뛰더군요.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읽으면서 감동했던 20대 시절과 그 시절의 그 많던 추억들이 마구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이번 작품 '누가 개를 쏘았나'를 읽는 내내 '이 느낌은 무어지?'했습니다.

한동안 읽었던 김영하, 김연수, 박민규, 천명관의 재기발랄, 짜릿짜릿한 느낌들과는 다른 그 무엇.

무언가 밍밍한 듯, 느린 듯, 잔잔한 듯한?

아날로그!!

제겐 이번 선생님의 작품 '누가 개를 쏘았나'는 그런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분노가 불꽃 같은 것'이라면 '슬픔은 큰 강과 같은 것이다' 지금도 나는 이 두 가지 정서가 내글을 쓰게 만들어주는 힘이라고 믿는다."

  라고 하셨지요.-397쪽-

저는 선생님의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큰 강의 잔잔한 물결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이 지난날의 위엄을 잃고 한낱 오락거리로 치부되는 듯한 풍토에 불만이 없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한 작가들의 책임도 없지 않겠지요. 그렇지만 소설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의 중심으로서 위엄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사실 우리 사회에 희망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제 소설 주인공들이 자꾸 어디론가 떠나는 게 그 때문일 거예요. 그럼에도 문학은 99%의 절망 속에서도 1%의 희망을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소설 말미에도 그런 희망의 근거를 미약하나마 제시하려 했습니다.”

   --한겨레 신문 인터뷰 중에서

 

선생님, 저도 아직은 소설과 시가 선생님의 말씀과 같은 위엄을 지니길 바라고 있답니다.

 

벌써 선생님의 책을 다시 읽기하려고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과 '라일락 향기'를 옆에다 챙겨 두었습니다.

 

참 이번 작품 '누가 개를 쏘았나'에서 그러함에도 떠나지 않은 '하림과 소연'을 응원합니다.

 

건강하시고 더 많은 창작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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