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끼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5
권문희 글.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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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아들과  열두 딸을 둔 장끼 님과 까투리 여사.

 

눈 내린 겨울, 먹을 것이 바닥 났습니다.

 

어린 꺼병이들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입니다.

운다고 먹을 게 나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부친이신 장끼 님이 담뱃대만 빨고, 가족들의 민생고를 해결할 생각이 도통 없나 봅니다.

 

 

 

우리의 까투리 여사, 이대로 굶어 죽을 수는 없잖아요.

게으르고 권위에 쩐 남편 장끼를 슬슬 구슬려 봅니다.

 

서방님은 용감하다, 서방님이 한번 행차하시면 그 모습을 뭇 새들이 다 부러워한다, 등등. 
꿈쩍도 않던 장끼 님, 아내의 그 한 마디에.

 

에휴~

허세에 전 장끼의 저 꼴을 한번 보소.

 

아내의 조심하라는 충고도 무시하고 잘난척 하더니 기어이 사람들이 쳐둔 덫에 걸린 장끼. 

꼴에 죽으면서 까지도 아내 까투리에게 재가 하지 말고 수절하라고 유언을 남기네요.

 

첫 남편은 보라매가 채어 가고, 둘 때 남편은 사냥개에 물려 죽고, 셋째 남편은 총 맞아 죽고, 넷째 남편은 기어이 콩 한 알 먹으려다 죽네요. 까투리 여사는 어찌 이렇게도 기구한 운명이란 말입니까?

 

이제 아홉 아들과 열 두 딸이 딸린 과부가 된 까투리 여사에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정말 남편의 유언을 따라 수절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과부라고 개나소나 다 덤벼드는데,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또 해야하는 걸까요?

 

이번에는 진짜 마음맞는 상대를 찾아보면 안 될까요?

 

 

책을 읽는 동안 '장끼전'이 아니라 '까투리'전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그런데 책 뒷부분의 해설을 읽고 보니 제목이 '장끼전'인 이유가 있었군요.

판소리 12 마당 가운데 하나인 '장끼전'을 요즘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새롭게 해석을 해서 그림책으로 펴내서 그랬군요.

 

 

허세와 권위를 빼면 시체인 남성우월주의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문학의 백미라 해도 좋을 이야기로군요.

 

 

 

7살인 아들과 읽어 보았습니다. 

아이가 이해하기엔 조금 난해한가요?

녀석이 확 빠져드는 느낌이 덜하다 싶어요.

 

오늘 밤 다시 읽어줄까 합니다.

지난번에는 허세에 절은 장끼에 집중해서 읽었는데, 이번에는 지혜로운 까투리 여사의 삶에 촛점을 맞춰서 말입니다.

 

"얘야, 이 까투리처럼 지혜로운 여자들도 참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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