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제의 연인들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20대의 사랑은 불같다.

그 사랑에 제약 따위는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그것이 나이든, 사회 통념이든, 가족이든.

 

주성의 사랑을 보면 그렇다.

 

그러나 30대의 사랑은 주저함이다.

사회적 통념에, 가족에, 스스로의 도덕에.

 

인성의 사랑이 그렇다.

 

주성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친구도, 가족도, 학교도, 그리고 오로지 사랑만을 갈망했다.

 

인성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은 가족에게로 돌아왔고, 가정을 지키고자했고, 도덕을 버릴 수 없었다.

대신 사랑을 가슴에 묻었다.

 

누구의 사랑이 더 대단하다고 말하진 말자.

20대이기에 가능한 사랑이고,  30대의 사랑이기에 신중하고 주저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60 년대에 가능했던 사랑이었을까?

지금의 세대들의 쿨한 사랑과 비교해보아도 60년대 식의 전근대적이라할 만한 구석이 그닥 없다는게 놀랍다.  

그 시대엔 꽤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소설이었음이 분명하다.

이 정도라면 여류 작가에겐 문단의 비평이든 사회적인 시선이든 분명히 큰 부담이었을텐데.

박경리 작가의 배포가 놀랍다.

 

60년대 생활사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재미도 솔솔하다.

집에서나 잠자리에 들어서는 한복을 입고, 외출 할 때 버선을 신고, 두루마기 차림으로 영화관을 찾았다니.

그런데 어째 60년대라고는 하나 지나치게 상류층적인 냄새가 난다.

 

전쟁 미망인으로 살기 위해 글을 써야했던 박경리 작가.

 

동시에 두 신문에 소설을 연재했다하니 역시 대단하다.

이렇게 쌓인 필력이 훗날 토지의 탄생의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60년대식 사랑을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도 만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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