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역
양영제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 자칫 논란이 될 것이  걱정될 때 실화를 다룬 소설로 표현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여순사건을 다룬 르포 소설이라고 한다.

빨간 꽃 핀 나무와 군화 발자국에 찍힌 새빨간 점들. 무수한 이들의 핏방울이었을 듯하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던 이웃이 이념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죽였으나 누구는 빨갱이로 몰려 아직도 숨죽여 살고 누구는 훈장을 흔들어대는 세상밖에 안 된다니.

이 소설은 여순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그날 누군가는 폭동이라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학살이라고 이야기했던 사건이 일어났던 그곳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어깨너머로 듣고 본 소년의 후일담 형태로 기록된 르포이다. 그러니 그대 여수와 순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작가 양영제가 가슴에서 끌어내 기록한 글이다.  

머리 깎은 중이 빨갱이는 죽여도 된다고 쓴 방패를 들고 선동질을 해도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 세상이다.
민주주의 사회니까.
그럼 반대로 빨갱이 만세도 목청껏 외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여순의 비극과 같은 얼굴을 한 제주 4.3은 70여 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해 제주도민에게 사과하는 국가추념일로 기록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건만 여순의 그 학살은 은 아직도 반란의 이름 아래 묻혀있다. 
언제쯤 그때 그곳에서 죽은 무수한 이들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 마음 놓고 통곡하고 헌화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양영제 작가가 그 죽음들에 대한 기억 한자락을 「여수역」에 옮겨두었다.

또 다른 기록들이 이어지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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