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실체
김희철 지음 / 북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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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대단한 책이다. 대학 강단에서 15년가량 재직을 하고 현재 연구소에서 거의 15년 일하고 있다. 그간 4차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다루는 책을 많이 접했다. 그렇지만, 이 책만큼 기술과 경제, 산업을 망라한 방대한 전문 지식으로 무장해 미래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명쾌한 통찰을 제시하는 책은 거의 본적이 없다. 특히 저자는 주장하는 내용의 과학적 합리성을 담보하기 위해 수많은 논문과 통계를 본문에 직접 인용하고 있다. 당연히 딱딱하고 건조(Dry)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쉬한 사례와 단문 위주의 간결한 문장으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저자의 노력도 엿보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명확하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의 실체에 관한 논증이다.

과연 기존 클라우스 슈밥이나 독일, 일본 등지에서 주창되는 4차 산업혁명이 합리성이 있는 담론인가?

만약 합리성이 떨어진다면, 4차 산업혁명이 있기나 한 것인가? 있다면 그 동력은 무엇인가? 저자는 기술, 산업, 노동, 경제적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만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촉발시킬 수 있는 유력한 옵션이라는 점을 밝힌다. 스마트 팩토리,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그 나머지 많은 새로운 기술은 기존 점진적 진보의 연장일 뿐이라는 것도 함께 지적한다.

 

다음은 인공지능의 기술진보에 관한 전망이다.

먼저, 현재 나돌고 있는 조만간 닥칠 싱귤레리티, 공포스러운 실업뿐만 아니라 한마디로 공포팔기로 단정한다.

기술의 가속적 진보를 전제한 경제학자들의 여러 담론들이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기술과 산업, 경제 통계를 바탕으로 날카롭게 반박한다.

나아가 기존 인공지능 붐을 몰고 온 딥러닝의 기술 실용적 한계를 학술적으로 설명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열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직은 인공지능 기술수준이 비정형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의 생산성을 높여주

기에는 설익은 상태이며, 향후 20~30년 이상이 지나봐야 그러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지도 알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장기로드맵의 수립과 기존 분산되어 있는 인공지능 연구기능을 한데 모아 국책연구소 연구소를 설립해야 하는 등의 교육과 R&D를 포함한 20~30년을 내다보는 인프라 차원의 투자가 이루어 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우리에게 내놓은 화두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서 그 화두를 풀어내기 위한 전략적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스마트화’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더욱 심화되는 ‘플랫폼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욱 심화되므로 이를 경쟁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세 번째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IoT, 빅데이터, 등 대부분의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들은 견실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있는 국가만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표현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결국 국가 간 경쟁 수단이라는 것이 그런 의미다. 앞으로 20~30년간이 극히 부실한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간 지난 정부에 노력을 했지만 실패한 이유를 지적하고 앞으로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

 

아무튼 이 책에 담긴 방대한 내용을 여기에 함축해 이야기 하려고 시도한 자체가 무리다. 제대로 읽어 본 사람들은 동의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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