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아니라 몸이다 -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몸의 지식력
사이먼 로버츠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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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고도 똑똑하게 행동하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몸의 능력에 대한 책이다.

사람들은 흔히 뇌에서 모든 일을 제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IQ 검사에 따라 지능이 높으면 머리가 좋다고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책에서는 뇌가 아니라 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사고할 때 뇌가 아니라 몸이 결정하며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 사례를 예로 들면 한 인류학자가 예멘의 수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하늘 높이 솟은 미나렛(이슬람 사원의 탑)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끌렸다고 합니다. 


현장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서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현장 근처를 며칠째 앉아 있었고, 

그 작전은 적중해서 어떤 현장 근로자가 왜 여기 있는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인류학자는 모스크 사원 건설 과정을 이해하고 싶고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작업 현장을 구경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담당자의 허가를 받아 현장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인류학자는 건축가라 많은 교육을 받고 정보가 있었지만 하나도 배울 수 없었다고 합니다. 

보통 현장에 들어가면 해당 업무에 대한 지식을 배우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작업자들이 서로에게 아무런 내용도 가르쳐주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공식적인 가르침은 없었고 도면도 없이 

선배들의 몸짓과 움직임을 눈으로 좇아가면서 배우고 

본인들도 그렇게 사원 건축을 해나가는 모습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들은 관찰한 다음 흉내를 냈고 결국 반복해서 관찰한 행동을 완전하게 습득함으로써 

사원을 건축했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면서 배워나가는 행동을 통해 뇌가 아니라 

몸이 습득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은 단순히 뇌를 감싸는 도구가 아니라 지성의 근원이며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핸들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움직이면서 균형을 맞춰가는 사례도 등장합니다.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줄 때 핸들을 오른쪽 왼쪽으로 꺾어가라 아닌 

무조건 페달을 밟으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해보면서 자기 나름대로 몸을 통해 균형을 배운다고 합니다. 


이 책은 두께가 있었고 내용이 많아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지식을 얻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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