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아델라이데 > 당분간 이 만화를 못 잊을 거 같다. 강추!!
H2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야구 만화라는 말에 많이 망설여졌다.표지도 촌스럽고 그림은 더 촌스럽고 또 한두권도 아니고 무려 34권짜리 야구 만화,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여자들의 속옷 몸매까지...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그런데 야구의 기본적인 용어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던 내가 그 긴 만화를 이틀만에 읽었다. 읽고 다시 주요 장면 골라 읽고 또 읽고..그림만 골라서 보고..심지어 꿈속에서도 히로와 히데오가 나올 정도였다.

뻔한 스토리에 촌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그림체의 만화가 나를 이렇게 휘어잡다니 내가 놀랄 정도였다. 특히 이 만화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절제된 대사와 감정 처리다. 눈물이 펑펑나게 슬픈 것도 아닌데 읽는 내내 가슴 한 쪽이 텅 빈 듯 했다. 등장 인물들의 눈빛, 손짓 하나하나에서 사춘기 시절의 싱그럽지만 조금은 슬픈 첫사랑의 아픔과 힘겨움을 느낄 수 있다. 쓱쓱 선 몇개로 그려진 인물들의 얼굴이 비슷하고 단순해 보이면서도 그 이야기의 분위기에 따라서 슬프게도 보이고 기쁘게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그냥 대충 그린 주인공들의 눈 속에서 난 눈물도 ,웃음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등장 인물 하나하나 모두 정감이 간다. 특히 베스트 커플을 꼽자면 히로 커플이나 히데오 커플이 아닌 키네와 미호 커플을 꼽고 싶다.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던지...귀엽다. 스포츠 만화니깐 남자애들 취향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내가 보기엔 오히려 이 만화는 스포츠 만화의 탈을 쓴 순정만화라고하고 싶다. 거의 대부분이 야구 장면이 나오지만(난 야구 선수의 폼이 이렇게 멋있는지 미처 몰랐다.) 그 큰 줄거리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인 고등학생들이 읽으면서 눈물 겨운 사랑을 한 번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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