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정치적 견해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모순적이다. 자유주의자인 프로이트가 가졌던 인류의 미래에 대한 믿음은 희박하기만 했다. 그는 사회.경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계속 다른 사람들을 질투하고 시기하게끔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성은 탐나는 여성을 소유하기 위해 다른 남성들과의 경쟁관계에 계속 내몰리게 될 것이다. 프로이트에게 역사의 과정은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더 많은 문화를 만들어 낼수록, 본능적인 충동들을 충족시키는 데 인간은 점점 더 실패하게 되고, 더 불행해지고, 더 신경증적이 된다. -32쪽
바흐오펜 이론의 적용은 어머니 중심과 아버지 중심의 성격 유형들을 각 역사 및 그 특유의 덕과 악덕을 참작하여 구분 짓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프로이트의 전적으로 부성적인 초자아 대신 그 자리에 공존하는 모성적인 양심과 부성적인 양심은,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개인에서 벗어나와 각 개인 속에서 모성적인 힘과 부성적인 힘으로 빚어지게 되고 다시 그것들의 합으로 충만한 성숙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바흐오펜의 발견은 정신병리학에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를테면 어머니 중심의 사람은 아버지 중심인 사람과는 다른 유형의 심리적 질병에 시달리기가 쉽다. 우울증, 한편으론 내향적 유형이 갖는 일정 형태의 성격적 신경증과 다른 한편으론 강박신경증과 편집증 같은 것들도 새롭게 조망되어질 것이다. ..... 사상의 역사는 또한 오류의 역사이고, 바흐오펜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다. 중요한 점은 한 사상이 담고 있는 진실의 핵심이며 훗날 사유를 위한 바로 그 핵심의 풍부함이다. -35쪽
산자들이 결의할 때 망자들도 함께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뿐이다. 조상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후손들의 "공동체"에서 조언해주며 계속 활동 한다. -41쪽
한 사람을 사랑함은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가 일컫듯이 일종의 "노동 분업", 즉 자기 가족은 사랑해도 "이방인"에겐 무관심하기만 한 태도는 근본적으로 사랑할 수 없는 무능력의 표시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것은 흔히 가정되듯, 한 특정 인간을 향한 사랑의 전제 조건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나 자신도 타인처럼 내 사랑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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