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여자를 목숨보다 더 사랑했다고어젯밤 아내가 말했습니다소리없이 웃었던가요쓸쓸한 일이지요처자 있는 사람이젊은 여인과 친구가 되어 연인이 되어그 시절을 견디었지요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던 때였던가요참담한 고통과 지극한 기쁨이따가운 햇살과 서늘한 그늘처럼함께했지요불같이 뜨겁고 얼음처럼 차가웠던가요가을은 가고 또 오는데귀 밑에 늘어난 흰빛과먼 하늘 바라보는 그림자 데리고아직껏 길 위에 서 있네요 -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