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 만든 세계사
함규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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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역사가 이렇게 다채로울 줄이야!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의 보이지 않는 벽까지 책을 따라 가면서 읽다보면 벽이라는 것이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 변해갔는지 알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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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때에는 벽이 전쟁을 위한 수단이자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염원과 바람이었다면, 근대로 들어와서는 노동운동, 여성운동 등 해방운동을 위한 기지이자 보호막이 됐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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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로는 오스트리아에서는 토끼의 번식을 막기 위해 벽(=펜스)를 친 일화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국경을 나누기 위해 벽을 만든 마지노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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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질 때의 기쁨도 잠시 자본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번져버린 조각들을 보면서 아, 벽이 돈도 될 수 있구나..! 라고 깨닫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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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라는 것이 만리장성이나 이런 오래된 벽들이 생각나서 근대까지만의 역사일 줄 알았으나, 트럼프가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멕시코장벽을 만들고 중국에서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인터넷 접근을 막는 것도 일종의 벽이니, 정말 유물처럼 느껴지던 벽에 현재에도 아주 긴밀히 이어져 있구나 아주 새롭게 깨달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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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라는 소재와 역사라는 소재가 흥미로웠는데, 읽으면서 역시 기대에 부흥했고, 벽을 따라서 갑자기 역사 유적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ㅠㅠ! 정말 역사의 새로운 부분에 대해서 알게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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