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문지 푸른 문학
박성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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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박성경, 문학과지성사, 2015.6.5

 

박성경의 <나쁜 엄마>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청소년문학이었습니다. 열여덟 살 주인공 ‘지환과 싱글맘 ‘연옥’의 이야기인데, 상냥하고 희생적인 어머니상과는 조금 다른 ‘나쁜 엄마’를 주요 키워드로 잡고 있습니다. (물론, 작품 내내 아들과 서로 화도 내고 화해도 하고 사랑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좋은 엄마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지환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1) 아빠 2) 쿠키 굽는 엄마 3) 예쁜 여친. 지환 말대로 지극히 ‘평범’한 이 소원들은 이루어질까요?

  전지적 퀴어 시점으로 신간을 탐색하는 필자로서는, 곳곳에 편재한 퀴어한 부분에서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이야기나, 똑같이 하얀 티셔츠를 입고 왔다고 게이 커플로 놀림 받는 선생님들이나, 지환이 좋아하는 유리가 사실 레즈비언이라는 소문 같은 것들. 그러나 <나쁜 엄마>를 (앞서 얘기한) “예상과는 조금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놀랍게도 지환과 연옥 모자가 새로 구성한 대안가족 공동체였습니다. 늘 ‘외롭다’ 소리를 입에 달고 살던 연옥은 어느 날 “시 쓰는 공인중개사”란 제목의 블로그를 시작하고 ‘전갈’을 만납니다. 두 사람은 시에 대해 (지환이 보기에는 유치하기만 한 ‘작업성’) 댓글을 주고받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놀랍게도 전갈은 “머리에 핀을 꽂아도 남자처럼 보일 것 같”은 여자였고 딸 하나를 둔 싱글맘이었던 거죠. 그 후 지환, 연옥, 쿠키를 맛있게 굽는 전갈, 전갈의 귀여운 딸 ‘솔이’는 함께 살게 됩니다. 레즈비언 공동체라고 부르긴 어렵겠지만 예상외의 인연으로 생겨난 이 가족을 힘껏 응원하지 않을 수 없지요. 더불어 전갈은 역시 레즈비언이 아닐까라는 필자의 내멋대로 상상에, 여러분도 힌트를 주워담아 보시면 어떨까요?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
www.rainbowbookm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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