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68년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68혁명의 후폭풍이 미치고 있던 지역에 살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내가 68년에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하나라도 놓칠새라 열심히 사진을 찍는 여행객이 된다. 아니, 어느 그룹에 속해 거리를 가로지르며 목청껏 '반전'을 외치고 있는 듯하다. '시간여행', 지은이의 의도를 드러내는 이 한마디가 바로 이 책의 주제이자 최대의 매력이다. 책장을 끝까지 넘기면, 새로운 세상을 맛보았을 때의 식지 않는 흥분과 막 숨가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의 노곤함을 느낀다.(당시의 목소리를 우리가 만질 수 있도록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역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런데 이 여행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세상에 반역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달라진 세상을 내일이 아니라 오늘 원하는 모습을 볼 때 촛불을 두 손 모아 든 우리네 모습과 겹친다. 그래서 내가 이 책에 더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역자의 말처럼, 68의 바람이 우리에게도 세차게 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