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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봉지
박경조 지음 / 시와에세이 / 2008년 6월
평점 :
박경조 시인은 올림픽에 비유하면 '비인기종목' 선수지만 그 실력은 '금메달' 감이다. 그는 옥산나라는 30대 체조선수나 53킬로그램급 소녀 역사 윤진희, 가난한 유도선수 최민호처럼 숨어있는 보석이다. 그의 시를 읽어보면 그의 세계가 얼마나 희망적이고 소중한 것인가 알 수 있다. 세상에는 별 별 시가 많지만 박경조 시처럼 쉬우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시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시습작 칠 년만에 낸 그의 신간 시집은 그가 시를 쓰지 않았으면 불행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시인은 대지를 감싸는 여성성, 모성으로 지상의 모든 것들을 바라본다. 생명의 잉태와 성장, 성숙, 태생에 대한 근원, 원천을 생각나게 한다. 모든 아픔들은 그의 원천을 생각하면 일시에 사라진다. 거룩한 모성이 구체적 언어를 획득할 때 발휘되는 위안과 치유의 힘을 이 시집은 내재하고 있다. 시인의 시선은 자신의 어린시절, 유년시절에 머물기도 하지만 도시 변두리의 빈곤한 노년 여성들에게 더 따듯하게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