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의 장자 풀이
감산 지음, 오진탁 옮김 / 서광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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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자는 알지 못하고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는데,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장자 풀이를 남겨 주신 감산 스님께 시간을 거슬러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간명하게 번역해 주신 오진탁 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20년전 처음 장자를 접하고 헤매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눈을 가리던 안개가 걷히는 기분! 느껴보셨나요? 오강남이 풀이한 장자를 볼 때는 이해되지 않던 그 많은 문장들이 감산의 풀이를 읽으며 명쾌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지금도 반복합니다. 읽고 또 읽고... 북 카페 같은 서당을 차려야지! 버킷리스트의 동기가 된 책들 중 하나 입니다.


읽을 때마다 영감을 주는 내 영혼의 책 중 하나! 감산 풀이 [장자] 입니다. 이런 놀라운 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좋은 것을 경험해 본 후에야 비로소 안좋은 것이 왜 안좋은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인생의 모순이지만, 이렇게 소모하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장자를 읽으려면, 저처럼 헤매지 마시고, 바로 감산의 책을 읽으세요.


[내가 시간을 허비한 책]

장자의 대중화에는 김용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1999년 TV특강). 그는 나의 앎과 삶이 화해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에서 장자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오강남 입니다. 전작 노자의 인기를 등에 업고 나온 것으로 보이며, 상식과 공감을 잘 반영한 책입니다. 중요한 점은 그의 해석이 기독교와 긴장적으로 관련된다는 점입니다.


오강남은 장자의 '절대적 자유'의 자유를 종교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마음의 자유와 가깝게 해석합니다. 그는 이것을 '초월' 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개인적이고 신비주의적 해석이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제공해 줍니다. 즉, 오강남은 장자를 일종의 종교적 설법으로 이용합니다.


하지만 장자는 무언가를 믿으라지도 않고 분별하지도 않으니 상식과 공감을 초월합니다. 종교적 장자? 종교적 장자가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로서의 장자 해석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비나 신의 구원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탁월한 번역에 감동하여 오진탁 님의 다른 책들도 몇 권 보았는데 너무나 좋습니다. 특히 '티베트의 지혜'는 말을 잃게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책 많이 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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