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김동식 소설집 8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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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했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유머를 유지하며 묵직하게 마무리한 책이었다. (글을 쓸 수록 글이 는 건가..?생각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 뒤로 갈 수록 점점 더 좋아졌다)


시작부터 맘에 들었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나치게 직관적인 서술과 탄탄하지 못한 서술 속 내용적 허점들이 아쉬웠다(예를 들면 타임 패러독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한 자리에서 냅다 끝내버렸다. 이야기가 심하게-정말 심하게-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형식적인 면은 부족하게 느껴졌어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그 모든 걸 감싸안고 나를 멱살잡고 엔딩까지 끌고갔다. 김동식의 유머를 뼈대로 흘러가는 온갖 상상력이 폭발하는 이야기들은 정말, 정말로 재밌었다. 


한 가지 더. 중간쯤 읽을 때까지만 해도 가벼운 마음으로 킥킥대며 읽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비교적 묵직한 물음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사실 초반에도 이런저런 고민해 볼 만한 화두가 제시되었지만 흔하거나 너무 직관적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을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뒤로 갈 수록 그러한 질문들이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과정에서 얄궂게 몇 번 비틀어져 제시된다는 점이 매우 맘에 들었다. 막연한 철학적 고민을 아주 구체적인 상황으로 끌어들여 다가가기 친근한 고민으로 만들어버리는 부분에서 작가가 인간과 세계의 개별적이고 미묘한 접점을 포착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재미 뿐만 아니라 메세지도 놓치지 않았다.


딱 내가 좋아하는 나를 잡아끄는 소설이었다. 처음 접한 김동식인데 이제 더 종종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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