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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1 - 재치 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 개정판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박철 옮김 / 시공사 / 2015년 5월
평점 :
아마 돈키호테를 처음 읽은 것은 초등학교 시절 즈음 이었을 거다. 책은 얇았고, 글자는 컸다.
그리고 이십년 만에 다시 돈키호테를 읽었다.
그것이 너무나 두껍고, 두 권이나 된다는 사실에 약간 당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두권의 돈키호테를 삼일만에 읽었다.
책 읽는 속도가 더딤에도 2권의 두꺼운 책을 읽는 데 3일 밖에 안 걸렸던 것은
무엇보다 내가 백수였기 때문에 가능했고,
돈키호테가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돈키호테 1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돈키호테의 출정식이다.
얇은 펜촉이 느껴지는 삽화 속의 얇고 기다란 돈키호테가 산초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그 장면.
그 이후 모든 것이 시작된다.
돈키호테는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인 세계로 떠난다.
주인과 노예가, 현실과 판타지가, 중세와 근대가, 성과 주막이, 공주님과 시골 아낙이 뒤섞여 있다. 무엇이 실재인지 헷갈리는 세상. 그곳에서 돈키호테는 어리석은 자가 되었다가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자가 되기도 하고, 미친놈이 되기도 하고, 유일한 정상인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가능했던 그 시절, 그곳에서 돈키호테는 고독했고, 행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 돈키호테는 재밌다.
작품의 거대함과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돈키호테는 정말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