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소소설 대환장 웃음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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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가 쓰는 유머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역시 상상력이 기발하다. 현실적인 소재에 블랙 코미디 요소가 더해져 유쾌하면서도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화처럼 여겨진다. [괴소 소설]은 대환장웃음시리즈 제1탄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벌이는 수상하고 독특한 웃음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울적한 전철> 출퇴근 시간에 만원인 대중교통을 생각해 보면 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풍경이다. 특히 술에 취해 알코올 냄새를 풍기며 횡설수설하거나 소리를 지르며 옆에 있는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과 심리 묘사를 잘 보여준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가스를 마신 승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실로 흥미롭다.


<할머니 광팬> 작년에 방영된 미스터 트롯의 열풍이 생각난다. 우승한 임영웅은 20~30대 보다 40~60대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이 글의 주인공 가쓰타 시케코 할머니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무리한 지출과 옷차림에 과도하게 신경을 쓴다. 결국 돈을 절약하기 위해 식비를 아끼다가 영양실조에 걸리고 만다. 할머니의 모습은 점점 쇠약해지고 진한 화장으로 인해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고집불통 할아버지>에서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야구 선수의 꿈을 깨끗이 포기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대신 이루게 하려다 결국 아들을 잃어버린다.


<무인도 스모 중계> 호화 크루즈 여행 중에 배에 화재가 발생하여 구멍 보트로 무사히 탈출을 한다. 무인도에 도착은 하였지만 폭풍 때문에 구조선이 도착하려면 5~6일 정도 걸린다. 그동안 물과 다이어트 비스킷만으로 견뎌야 한다고 한다면 누구나 불안하고 초조해질 것이다. 그럴 때 스모 박사 도쿠다와라가 함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는 모든 스모 경기를 라디오 생중계를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시로카네다이 분양 주택> 어느 날 아침 배에 칼을 맞고 죽은 한 남자가 시로카네다이 마을에서 발견되었다. 집값이 떨어질까 봐 한밤중에 시체를 이웃 마을에 버린다. 다음날 밤에 이웃 마을에서 시로카네다이 마을에 시체를 다시 가져다 놓는다. 이렇게 두 마을이 옥신각신하며 시체를 옮기다 결국 시체는 부패하여 해골만 남게 된다. 으스스하고 기괴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행동하여 유머러스하다


<동물 가족> 중학생 하지메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외모를 동물에 비유해서 생각한다. 특히 그의 가족은 이기적이고 비열하다. 가족에게는 무관심하지만 밖에서는 애인을 사귀는 아버지 너구리, 귀찮은 집안일은 대충 하고 쇼핑하기를 좋아하는 엄마 스피츠, 허세에 찌든 야삽한 형 하이에나, 자신이 페르시안 고양이라고 착각하는 잡종 고양이 얄미운 누나,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아 요양원에 보내지는 할머니 하얀 여우, 하지메는 가족에게 항상 무시당하고 자신의 방조 차 없어 거실에 책상과 소지품을 두고 생활한다. 밤이 되면 부모님 방에 이불을 펴고 잠을 잔다. 그런 하지메가 자신이 아끼는 호랑나비 표본이 망가지자 그동안 참아왔던 것을 폭발해 버린다. 유리에 비친 히지메의 모습은 괴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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