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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오푸스 눌 1 ㅣ [BL] 오푸스 눌 1
정가재 / 시크노블 / 2022년 11월
평점 :
서늘한 폐광촌의 여름, 이탈리아에서의 학업을 마치고 휴가차 사촌의 집을 방문한 선겸은 아무도 걸음하지 않는 산속에서 소름 끼치는 바이올린 선율에 이끌린다.
그가 마주친 것은 삼백 년 묵은 악기와,
-너...너 뭐야?
세상과 단절된 채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연주해 온 소년이었다.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바이올린과 재희의 재능에 이끌린 선겸은 그날부터 소년의 부친을 피해 재희와 은밀한 만남을 지속한다.
재희에게도 이 낯선 방문자가 묘한 존재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남자는 무례하다가도 다정했으며 한없이 가벼워 보이다가도 음악과 악기에 진지했고.
-브라보
최고의 찬사를 건네며 웃어 주었다. 청중을 자처하고 더 넓은 음악 세계를 소개해 주는 그의 존재에 점차 익숙해지고 재희가 매일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기 시작할 무렵
산에서 불이 났다.
바이올린을 든 재희가 붉은 배경을 뒤로하고 선겸의 앞에 섰다.
-그날...당신이 이름을 말해 준 날. 사실은 당신 이름이 더 예쁘다고 말하고 싶었어.
숲을 헤치고 걸어 내려온 재희의 발은 너덜너덜했고
-나를 데려가 줘
파리한 얼굴로 내뱉기엔 정중하고 간절한 부탁이 힘겹게 흘렀다.
하재희(공) - 16세->20세. 불세출의 바이올리니스트. 불우한 소년기를 보내다 선겸에게 주워진다.
이선겸(수) - 24세->28세. 추락한 영재. 현재 직업은 현악기 제작자.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귀한 악기를 지닌 천재 소년을 만나고 결국 그를 줍는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나는 알아. 시간이 조금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지탱할 수 있는 건 나라는 걸. 나는 그렇게 자라고 싶었고 그렇게 될 거야.
최근 읽은 작품들 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었다.
타 사이트에서 1권 무료보기를 하고(사실은 1권 중반까지 읽다가 덮었다. 이건 그냥 1권부터 소장각이다 싶어서) 설레면서 기다렸었다.
워낙 장편이 많은 비엘계지만 그래도 여덟 권이 만만한 장편은 아니기에 처음에 권수만 보고는 결제하고 제법 묵은지로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왠 걸?
내리 달렸다. 멈출 수가 없어서.
진심 빠져 허덕이며 읽었던 것 같다.
이런 거 너무 좋다. 정신 못 차리고 허우적거리며 읽는 거.
문장도 문체도 전체적인 분위기도 공수 두 사람의 캐릭터도, 어느 것 하나 나에겐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던 작품.
나도 박수치며 한 마디 해주고 꼭 해주고 싶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