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로 나눈 문단 교우록
박이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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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학이 싹트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단의 기라성들의 시화와 육필을 귀감 삼아 나의 정면교사로 삼고자 함이다.”

 

흘러간 많은 것들이 다시 유행한다고 한다. 몇 주전에 들었던 라디오 방송에서 요즘 2030이 시집을 많이 소비한다고 한다. 나도 이 세대에 속하는 사람으로 시류를 만들었는지 탑승을 한 것인지 시를 쓰고 시를 소비하고 있다.


당대의 시에는 당대의 언어로 담을 수 없는 멋이 있다.

 

처음 도서를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도 당대의 멋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읽기 시작했다. 현재 10년 내 출간한 시집을 읽어도 시인의 시구 하나하나에, 눌러 담은 감정에 동요를 하는데 근현대를 지나온 작가 문단의 시와 그들이 주고받은 편지는 지금과 얼마나 다른 운치가 있을까? 또한 그런 시를 쓰는 시인들에게도 어떤 운치가 풍겨 나올까?


이미 <육필로 나눈 문단 교우록>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저자 박이도 시인은 1938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나 1946년 월남 후 등단해 활동한 시인이다. 본 교우록 서첩에서 1부는 그의 문단 생활 여정 중 동료들과 주고받은 서담을 통해 시인의 작품활동 소개, 2, 3부는 편지, 엽서, 메모, 4부는 서명이 담겨있는데 문학도 간의 끈끈한 우정과 동료애가 느껴지는 내용이 많았고 실제 편지와 필체 사본을 추가해 당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학창 시절 때만큼 자주 손으로 적은 글을 주고받기가 힘들어졌다. 그나마 축하할 일이 생기면 엽서나 쪽지를 전하지만, 그런 행사도 아니면 손글씨가 많이 희귀해졌다. 이 책을 읽다보니 작품활동을 하며 알게 된 동료들과 짧게나마 서담을 나눈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상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작품을 출간한다면 동료들의 서명과 메시지를 받는 것도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박이도 선생님을 정면교사 삼아 언젠가 나만의 육필로 나눈 교우록이 생기기를 기대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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