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떤 수의, 룸비니 부처님, 참나무 이야기 등이 나오는데, 이 제목들은 글의 소재이기도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 왜 '산산조각'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그 이야기는 「룸비니 부처님」에 나온다.
"힘을 내도 소용없어요. 하루하루 산산조각이 날 뿐이에요."
"허허…….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은 것이고,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가면 되지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가." (47쪽)
그 이야기가 힘든 나에게도 걱정을 덜고 위로를 주며 마음속에 무언가 변화를 일으키는 듯했다.
해설에 보면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이 부분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기에서 "산산조각을 얻"는다는 말에 숨결이 멈춘다. 절망마저 긍정하라는 가르침이 아닌가. 산산조각을 받아들이면 산산조각의 또 다른 삶과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면 수많은 실의와 자포자기가 세상 속에 머물 곳이 없어지지 않겠는가. 백척간두 진일보의 선(禪)적 경지가 친숙한 일상의 화법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