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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미래 - 양자컴퓨터 혁명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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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보고 충동구매하려다 한차례 참고 도서관에서 비슷한 책을 빌렸으나 잘 안 읽혔다. 유튜브에서 영상 몇개를 찾아보다가 결국엔 다시 이 책을 사게 되었다.

0 1의 비트로 이루어진 기존 디지털 컴퓨터에서 양자역학의 중첩과도 같이 0과 1을 중첩시킬 수 있는 양자 비트 - 큐비트 - 를 만들 수 있다면 비트수의 제곱으로 계산이 빨라질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단순히 계산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분자 단위의 반응, 예를 들면 광합성이나 세포 분열, 면역 반응, 항생제 반응 등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미래.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환경문제, 식량문제,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긍정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물론 가능할 수도 있고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뭔가 바빌론의 탑처럼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피엔스의 마지막 챕터에서처럼, 인간은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과학 개발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신의 영역이라도, 인간의 영생을, 생명의 탄생, 태양의 재현을 시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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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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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바라보는 시각.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초반의 기대감에 비해 뒤에 가서 텐션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충분히 감동을 느낄만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서 증권맨이 되려던 패트릭은 갑작스런 형의 죽음을 겪고 자신의 직업을 바꾸기로 하고 메트로폴리탄의 경비원이 된다.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므로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수많은 관람객을 상대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일이지만 예술작품을 가까이에서 오랜시간 마주하는 행복을 경험한다.

어린 시절 메트로폴리탄을 방문한 경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형의 병과 죽음, 경비원이 되기까지의 여정, 10년간의 경비원 생활을 정리하기까지의 서사를 바탕으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느낀 감동을 섞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즘에 많이 나오는 독특한 직업군의 직업 에세이로 볼지, 예술에 관한 미술 에세이로 볼지 뭔가 한가지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아픈 경험을 딛고 경비원이 되어갈 때의 문장이 더 빛나고, 경비원을 그만둘 때쯤의 문장에서는 왠지 빛이 바랜 듯한 느낌이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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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루 GD 시리즈
티아구 호드리게스 지음, 신유진 옮김, Nyhavn 사진 / 알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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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로 숨(sopro)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연극에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불러주는 프롬프터라는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직업인 프롬프터를 예술감독은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숨을 불어넣어주는 직업. 무대에 있지만 무대에 없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읽다가 한번이라도 잠시 읽기를 멈추고 머리를 들고 생각하게 하는, 음미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몇번을 멈추었다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게 만들었다.

✍️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그 과장을 배제하고, 속삭임을 이용해 연극적 언어에 시적 숨을 불어넣었다. 사실상 연극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시(서사시)가 있었고, 시는 본디 말과 숨의 예술이 아니겠는가. 프롬프터가 배우의 대사에 숨을 불어넣듯 호드리게스 역시 연극에 본연의 숨을 불어넣었다.
숨,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소프루>를 통해 배운다. 숨은 태어나게 하는 것, 일으키는 것,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은 끝의 반대이고, 폐허의 희망이다.
p192 옮긴이의 말 (신유진)

#편집자k 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진짜 너무 좋아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연극 관련한 책들 너무 좋아서 희곡도 많이 보고 연극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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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새벽 말들의 흐름 9
윤경희 지음 / 시간의흐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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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것의 그림자이며
뒤에 올 것의 새벽인”

작가소개에서부터 간결하다. 미사여구없이 깔끔한 느낌.
굳이 왜 이 책의 제목이 그림자와 새벽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시를 쓰듯이 미니멀하게 글쓰기에 대해 예술에 대해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좀 어렵다고 느꼈는데 문장이 너무 좋아서 게속 읽게 만든다. 얇은 책이라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 내용은 얇지 않았다.

모든 것이 허물어진 폐허에서 다시 재건하는 것.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다시 시도하는 것.
사건을 사후에 다시 반복하는 것, 되살리 수 없는 것을 되살리려 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이고 예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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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과 음악 말들의 흐름 10
이제니 지음 / 시간의흐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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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산책’ 을 통해 알게 된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마지막 열번째 책이 나왔다. 그동안 왜 ’음악‘이 키워드로 나온 적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시리즈의 마지막 키워드로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니 시인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시와산책 만큼, 내 최애 책인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만큼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작년에 읽었던 배수아 작가의 책 ’작별들 순간들‘이라는 제목을 빌려오고 싶을 만큼 작별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영원히 잡을 수 없는 순간을 잡으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그 안에 담긴 시론, 글쓰기론을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정리할 수 있게 한다.

✍️
굴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구원이라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고통과 상처를 직시하는 순간에 얻을 수 있는, 그 순간과
정면으로 맞부딪침에서 오는 벼락과도 같은 충돌의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의 불빛에 있는 것은 아닐까.

내 고통과 상처를 정면으로 맞서서 내 내면을 바라보다보면 나도 내 문장을 갖게 될까. 그 순간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
사포의 시의 한 구절이기도 한 그의 말은, 가닿기 어려운, 드높은 음악의 자리를, 오랜 세월 수련을 통해서만 간신히 가닿을 수 있는 음악과의 합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가 연주한 것은 음과 음이 아니라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이었다는 것을. 그가 들었던 것 또한 음과 음의 이어짐이 아니라 음과 음이 사라지기 직전의 궤적에 얹힌 내면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p165

✍️
이 숲의 숨막힐 듯한 웅성거림이 누구의 것이냐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묻는다. 나는 말한다. 나무의 것만은 아닐 거예요, 나무 그 자신만의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만의 것이 아니듯이. 이것이 이 숲의 비밀이다.
p227

이 바다가, 다시 밝아오는 이 새벽의 빛이, 누구의 것이냐고 누군가가 묻는다. 나는 말한다. 바다의 것만은 아닐 거예요, 바다 그 자신만의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만의 것이 아니듯. 이것이 이 섬의 비밀이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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