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박경애 지음 / 원앤원에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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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생의 목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30대초반부터 인생의 목표는 행복에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결정을 내렸는데요, 무엇이 되겠다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은 행복한 인생을 위한 한 과정일 뿐, 결국 인생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되어도,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심적으로 행복하지 못하다면 성공한 인생은 아니겠지요? 물론 행복이란 것은 파랑새 같아서 의식하고 쫒아다니면 잡히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에 살포시 앉아있고, 또 어느 순간 멀리 날아가버리기도 하지만, 내 마음 속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좋겠지요. 서두가 길었는데요, 오늘 새벽에 읽은 책 한권 소개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이자 시인이 모든 부모들에게 읽히고 싶은 가족지침서라고 권하는 책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를 읽어보았답니다.

​책의 저자, 박경애 선생님은 한국청소년 상담학회 명예회장으로 한국상담학회 수퍼바이저급 상담전문가입니다. 미국에서 학사는 영문학, 석박사는 상담심리학을 전공하셨고, 저서로는 <인지정서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의 실제>,<그래도 지식은 희망입니다>,<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인지행동치료> 등이 있습니다. 교육심리쪽은 워낙 광범위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개인적으로 인지정서행동치료, 청소년상담 등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기에 선생님의 책이 더 반가웠습니다.

​책장을 여니, 칼릴 지브란의 말이 제 마음을 잔잔하게 울립니다. "그대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의 아이는 아니오. 그들은 스스로 갈망하는 삶의 딸이며 아들이니 그대를 거쳐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은 아니오." 물론 엄마, 아빠의 아이는 엄마, 아빠로부터 왔지만, 칼릴 지브란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은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움직이려고 하는 것보다는 아이 자신의 삶을 존중해주자는 것 아닐까요? 자녀교육에 있어서 이 부분을 항상 기억하면, 부모들이 너무 속상해하는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네요. Part 1. <부모들이여, 지혜롭게 자녀를 키워라>에서는 한국인의 잘못된 자녀 교육 신화, 자녀를 그르치는 부모의 모습, 지혜로운 부모의 자화상, 자녀에게 믿음을 주는 부모, 자녀에게 희망을 주는 부모, 좋은 가족이 되는 방법이 등 6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 위해 읽어봤습니다.

Part 2. <아야이, 너는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거라>에서는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기가 소개됩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행복한 자녀로 키우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어 좋았습니다.

사실 이 책의 각 부분은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나, 보기 좋게 그룹별로 나눠놓은 것(grouping)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책 읽는 순서는 독자마다 원하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몇 부분을 소개하면서 제 생각을 곁들여 볼께요.

1부 1장에서는 먼저 한국인의 잘못된 자녀교육 신화 '무자식이 상팔자', '집에 가서 애나 봐라' 등의 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 애가 친구를 잘못 만났다',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요'라고 말하는 부모들에 대한 저자 생각도 말하네요. 무엇보다도 자녀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 무엇이든지 하면 된다고 하는 무책임한 태도보다는 아이의 능력을 있는 인정하고 진학, 진로에서의 선택에서 조언을 할 수 있어야한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2장에서는 자녀를 그르치는 부모의 모습 중 지나치게 기대하는 부모, 지나치게 보호하는 부모, 독재적인 부모, 자유방임하는 부모, 무관심한 부모, 완벽주의 부모,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부모, 비교하는 부모 등을 예로 듭니다. 나 자신은 이 중에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았고, 무엇보다도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중용(中庸)의 미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3장에서는 지혜로운 부모의 자화상으로 금슬 좋은 부모, 미래를 꿰뚫어보는 든든한 부모,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상담사로의 부모,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의 어머니, 제일 든든한 후원자로의 아버지 등에 대해 말합니다. 요즘 이혼율의 증가에 따른 한부모가정 등에 대한 대안이나 해법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좀 남더군요.

좋은 아버지가 되는 12가지 방법이 있어서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12가지 방법 중 인상깊은 것은 자녀와 여행하는 아버지, 자녀와 함께 서점에 가는 아버지, 교통신호를 지키는 아버지 등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버지의 역할이 가정 경제의 기둥을 책임지고 돈을 벌어오는 부분이 너무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경제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정작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력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바쁜 부모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을 물질로 보상하는 것보다는 하루에 조금이라도 자녀를 위해 할애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4장에서는 자녀에게 믿음을 주는 부모가 되자고 하네요. 우선 부모가 자녀를 믿어야 하고, 부모와 '함께 하는'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하며(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진 조기유학은 위험하다는 이야기), 가정에서 근본과 기본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면 좋겠다면서, 모든 아이들은 원석이니 부모의 가공에 따라 저마다의 가치를 빛내고 사랑을 받는다고 표현합니다. 인상적인 것은 자식에게 부모가 늘 기도하고 있음을 보이라고 하네요. 종교를 떠나서 자녀는 자신을 위해 부모가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5장은 자녀에게 희망을 주는 부모가 되자고 합니다. 자녀가 올바르고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보여야 하는데 부모가 비관적이면서 아이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하면 소용이 없겠지요? 아이의 잘못을 용서하고 칭찬을 많이 하며 지나친 물질적 풍요를 제공하지 말자고 하네요. 지나친 물질적 풍요는 자녀 교육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에 속한다면서 미국 부자들의 자녀 교육 지침을 소개했는데 자녀가 5살이 되면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6장 좋은 가족이 되는 방법 중에 부모가 유머 감각이 있어서 웃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일요일은 일단 웃고, 월요일은 원(월)래 웃고, 화요일은 화사하게 웃는다는 등 유머도 담겨잇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대화 방법으로 편지를 권하고 아이와의 눈높이 대화, 경청을 중요시하기도 하네요. 또 어릴 때부터 좋은 음악을 들려주어 행복지수를 높여주고, 가족과의 시간, 조부모와의 관계, 가족의 지침을 나타낸 가훈 등도 언급합니다.  

7장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8장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9장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기는 모두 아이가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올바른 부모의 양육태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네요. 물론 여행이란 것이 시간, 경비, 체력 등 여러 요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여행을 미리 계획하여 시간을 마련하고, 최소한의 경비로 잘 다녀올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 보고, 평소에 건강을 관리하여 자녀와 여행을 가능한 많이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는 당연한 말, 잊지 않고 살고 싶네요. 거꾸로 행복한 부모가 지혜로운 아이를 만들 수도 있겠고, 지혜로운 아이가 행복한 아이를 만들 수도 있겠지요. 누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느냐의 문제이지, 부모와 자녀는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아니 설령 이 세상을 떠난다 해도 항상 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존재들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와의 인터뷰도 꽤 즐겁게 읽었어요. 원앤원 출판사의 책을 많지는 않지만 여러권 읽어본 경험으로, 원앤원 출판사의 많은 책이 저자와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답니다.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좀 더 책과 친밀한 느낌을 갖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책에서 독자들이 각자 이해하고 소화한 부분 중에 약간 부족한 것은 마지막에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채워지기도 하니, 이런 저자와의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현대는 그냥 핵가족 시대가 아니라 초핵가족시대 같아요.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고,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하나 아니면 많이 낳아도 둘이니, 그만큼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각 가정에서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더 지대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는 일념으로 이런 저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지만, 결국 기본적인 부모의 자질, 태도가 가장 중요함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약간 옛날 스타일의 육아서라고 느끼시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시간이 되시는 분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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