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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바이든 신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다. 임기의 끝이 트럼프가 시작했던 어떤 형태의 정치적 동력의 소멸은 아닐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파장을 가져왔다. 어떤 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교가 당면한 위기라고 했던 것처럼 저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역시 그의 당선에서 비슷한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브렉시트 등 최근 국제적으로 나타났던 정치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정체성과 인정의 개념을 가져온다. 곧 부의 양극화, 이민문제, 민족주의 등등 최근의 갈등적 정치현상을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하여 도덕적 요구로서 존재하는 대등한 존재로서 인정받으려는 욕망에 의해서 추동된 것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정체성이 사회를 잘게 쪼개어 서로 구별하는 동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개념으로 보고, 정체성 개념의 철학적 기원을 짧게 검토한 후에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체성 개념에 갈등을 야기한 논리의 반대적 작용을 찾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결국 저자의 설명은 변화의 시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대해서 답하여야 한다는 문제의식 하에서 인간 본성에서 인정을 향한 욕망을 찾고, 그 자리를 마련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저자는 인간의 합리성과 이기심을 배척하지 않는다.


현재의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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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마음들 - 분단의 사회심리학
김성경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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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대학원 김성경 교수의 신작.


이 책은 ‘마음’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한반도’라는 공간과 ‘분단 이후’라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삶과 그 사람이 속해있는 사회를 읽으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특히 북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북한을 지칭하는 용어로 ‘북조선’을 선택한다.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들을 지칭하는 ‘북조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저자의 의도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한반도 혹은 이를 중심으로 한 공간 위에 자리한 사회 속에서 타자화 되고,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정치적 지위를 인정받은 존재로부터 빗겨서 있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밀려나게 된 존재로서 살아가는 북조선 사람들의 존재적 지위를 낳는 한반도라는 세계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들의 지위를 ‘인간답게’ 돌려 놓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이 한마디에 담으며 자신의 사유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분단 상황에서 북조선 사람들의 존재적 지위 혹은 상태를 감정을 통해서 읽어낸다. 먼저, 남북 사람들 사이의 적대와 서로에 대한 무시, 그리고 이러한 상호관계에서 형성된 적대감과 모멸감(humiliation)을 읽어낸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분단된 상태로 있으면서 정치적으로 조작화 되고, 또 그 안에서 형성된 서로에 대한 불신과 세계체제 속에서의 국가적 지위 변동이 일어나면서 자신의 우월성을 인식하는 한편으로 상대를 무시하는 마음을 통하여 ‘분단된 마음’을 해체하고, 마음을 새롭게 함께 품는 것이 난망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북조선 사회에서 북조선 사람들의 북조선에서의 마음을 추적하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그들이 살아온 사회를 기 드보르( Guy Ernest Debord)의 스펙터클의 사회의 개념을 통해서 관찰한다. 저자는 체제 선전과 김씨 일가의 유일지배의 신화적 이미지에 덮혀 인간적 삶이 막히고, 소외된 상태에서 있으면서도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이 처한 어려운 상태를 고발한다.

또 이 책은 북조선 탈북자의 문제를 조르주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Homo Sacer) 개념을 통해서 들여다본다. 남과 북 분단된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관계를 슈미트(Carl Schimitt)의 ‘적과 동지’의 구별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 혹은 주권국가 안에서 국민으로 존재하는 자 대(對) 벌거벗은 자’의 관계로 치환하여 봄으로써 국민국가 시스템 속에서 그 지위를 갖지 못하고, 대상화될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상황을 문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문제제기는 분단된 한반도, 특히 현대사회로서 분단된 한반도가 북조선 사람(people)을 인간 바깥의 궁지로 몰고 가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리고 이들의 위기가 곧 한반도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음의 불안상태, 인간다운 마음의 불완전 상태, 그리고 마음의 안정, 인간성의 회복을 막는 거대한 장애물이 놓여있는 문제적 상황을 방증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끝으로 ‘연대(solidarity)’를 이야기한다. 그것이 분단된 마음을 떠나 지향해야할 어떤 마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적대시하고, 때로는 더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만들었던 존재들의 입장에 서보고, 공감하면서 분단이라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을 강구해보자는 것이다.

결국, 그래서 저자는 그가 첫 마디부터 이야기했듯이 지겹도록 논의되어왔던 ‘분단’을 다시금 꺼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꺼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와 사람을 함께 살필 수 있는 방법론적 도구이자, 그동안 다루어지지 않은 문제적 상황을 다루는 관찰의 도구로, 또 결국 우리가 치유해야할 본질적 대상으로 마음, 특히 분단의 마음, ‘갈라진 마음’을 논하는 것이다.


총평: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다양한 정치, 사회학적 논의의 틀을 빌어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분단된/갈리진 마음’들’을 읽어내기 위해 여러 이론적 틀거리에 의존하는 방식이 일관성을 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분단 상황에 있는 우리의 심리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그동안 타자로 저 멀리에 방치해 두었을 북한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덧. 어려운 이 시기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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