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되는 시합을 읽고...

형이 되는 시합 ㅣ 노란돼지 창작동화
양인자 지음, 김미정 그림 / 노란돼지 / 2017년 3월

아이들의 지기싫어하는 마음은 어른들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듯 아이들의 세계에는 선뜻 어른들의 시각으로 이해하기 힘든 면들이 적지 않다. 종류도 한두 가지가 아니며, 참으로 유치한 것도 많음에 어른이 된 후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면, 가끔은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마도 성장후의 큰 시련도 이겨내기 위한 어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경험에 의한 추억에 의한 무의식적 에너지를 얻기도 할 것이다. 도서 <형이 되는 시합>은 과거 우리들이 으레 그러했든, 예측이 곤란하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아이들의 심리와 그것이 결국 시합으로 이어져 우열을 가리게 되는 그런 동화이다. 그러나 이 간단하며 쉽게 읽혀지는 동화에서 아이들만의 시선이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는지 알게 된다면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의 마음에 일종의 반성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세 친구, 의진이는 1등을 하는 형의 위세와 그런 형을 지극히 아껴주는 엄마의 배려에 보이지 않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 자신도 어엿한 인격체이며, 공부를 못하지도 않은데 엄마의 차별적인 대우로 마음이 좋지 않다. 유석이에게는 형이 없다. 학교와 학원을 마치고 오면, 집에는 사람이 없다. 모두 일을 나갔다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늘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 외롭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많지만, 집에서는 그런 빈자리에 대한 어색함에 늘 형을 동경한다. 친구 대수를 그래서 형처럼 의지한다. 대수는 수학시간에는 늘상 화장실로 몸을 숨기는 개구쟁이이다. 이렇게 세 명의 아이들의 서로에게 지기 싫어하여 시합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리고, 승자에게는 승리의 전리품이 주어진다. 뭐 대단하진 않지만, 어떤 특권이 주어진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도서 <형이 되는 시합>은 격하지 않으며, 외로움에 그리고 그리움에 지친 아이들의 소소한 경합을 통해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된다는 아동 소설이다.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주제가 있는 책이다. 독자들 중에서도 그런 추억은 없지 않을 것이다. 동네에서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경쟁은 늘 있었기 때문이다. 시합에서 이겼지만, 항상 미안도 했던 어린 시절. 그런 동무들이 뭐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워지는 건 왜 그럴까.